봄을 그리다<1편>

아이, 소녀를 만나다.

by 은원


얼어붙은 나를 녹였던 것은 따뜻해진 그 날의 온도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시절 우리의 나이는 3월의 기점의 개학과 얇아진 윗 옷의 무게 그리고 새로운 만남였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써내려가는 아무개의 봄.봄.봄 그런 글이다.

여긴 아무노트이니까...




2007년의 봄, 남자들의 성장 속도가 여자들을 가빠르게 추격해갔다.

국민학교의 바래진 황색마크의 거울과 높이 순으로 짜여진 맨 뒷자리의 여자 사람들을 뒤로한 채

남자아이는 서서히 눈이 녹는 3월의 중학교의 첫 등교길을 따라갔다.


조선시대의 신분제도가 폐지된지가 오래되었지만 소녀와 나는 신분출신이 엄연히 다름을 느꼈다.

소녀는 입학부터 이목의 한 가운데를 입증하듯 교실 앞 나와 같은 남자아이들로 가득 찼다.

입학부터 귀족이었던 소녀와 달리 입학생 200명들의 남자아이와 다를게 없는 나였다.


소녀와 나는 같은 반이였다. 자리는 키순이 아니라 제비뽑기였고,

남학생수와 여학생 수가 같아 남자와 여자가 짝지어 자리를 앉았지만

1년 내내 그 소녀와 나와 함께 나란히 앉는 일은 없었다.


36분의 1이란 확률 속 소녀와 나란히 앉지 못했지만,

4명이서 조별과제를 하는 4분의 1이란 숫자는 달랐다.

우린 함께 같은 조가 되었다.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주인공과 나의 글 속 소녀는 매우 흡사했다.

공부도 잘했으며, 얼굴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았다. 말이 많이 않았고, 성급하지 않았다.

반대로 나는 그 영화 속 남자 주인공에 비하면 많이 떨어졌다.

아마도 더 나은거라면..?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은 성적이 꼴찌였지만

그래도 나는 중간이라도 갔던정도랄까?


중학교 1학년 3월, 28살인 지금의 나에겐 약 14년정도가 지난 일이지만

생생하게 떠오른 다면 그것은 첫사랑이였을까?..




그렇게 우리는 함께 조별과제를 하였다. 지역의 명소를 다녀와 그것을 소개하는 것이였고,

소녀와 아이의 조는 지역의 대표하는 M산을 가기로 했다.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아이에겐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초월적인 슈퍼파워가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이의 몸무게는 14살이란 나이에 걸맞지 않은 120kg이란 몸무게로 숨 쉬는거 마저 버거웠다.

거기에 아직 2차성징을 재대로 격지 못하여 어머니의 치마폭에 휘둘리기 마련이였으며,

도전하는 것 보다는 포기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소녀와 함께한 올라간 산 역시 올라간 도중에 제일 먼저 포기를 선언하였고,

포기는 바이러스처럼 소녀를 제외한 모든 아이들 또한 그만 올라가기로 결정하였다.

그렇게 우리보다 우월했던 소녀 혼자, 원래 우리가 가기로 했던 곳까지 가 사진을 찍어왔다.


이것을 마지막으로 소녀와 아이의 중학교에서의 만남은 끝이났다.

소녀는 아이에서 소년이된 나에게 붙잡히지 않으려던 것처럼 쉬지않고 올라갔고.

소녀는 여고에 진학하였고 소녀는 남고에 진학하였다.


다시는 만날 것 같지 않았고,

서로를 잊고 살아갔다.


의도치 않게 보폭이 넓어진 나는 다시 소녀를 만났다...



봄을 그리다<2편>

소년,여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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