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의 악마 히틀러의 유전적 비밀

DNA가 밝힌 충격적 진실과 그가 파괴한 묘지

by 정채린

1930년 어느 습한 여름밤, 베를린의 나치당 본부 건물 안에서 나치의 수장 아돌프 히틀러는 책상 위에 한 통의 편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그의 친조카인 '윌리엄 패트릭 히틀러'. 그 편지의 내용은 짧지만 충격적이었다.

"삼촌, 삼촌의 할아버지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폭로한다면, 아리아인의 순수성을 외치는 삼촌의 연설이 얼마나 우스워질까요?"

히틀러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며 그의 법률 고문이자 충신인 한스 프랑크를 불러들였다.

"프랑크, 내 가문의 족보를 샅샅이 뒤져라. 단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마라. 특히 내 아버지 알로이스의 출생에 관하여 말이다."


히틀러의 불안은 그의 할머니, 마리아 안나 시클그루버로부터 시작된다. 1837년, 마리아는 마흔두 살의 나이에 사생아를 낳았다. 그 아이가 바로 히틀러의 아버지인 알로이스였다. 당시 세례 명부에는 아버지의 이름이 공란으로 비어 있었다. 훗날 알로이스가 요한 게오르크 히틀러의 아들로 입적되면서 성을 히틀러로 바꾸긴 했지만, 실제 생부가 누구인지는 안갯속에 영원히 갇혀버렸다.


한스 프랑크는 조사를 시작하며 기묘한 이야기 하나를 접하게 된다. 마리아 안나 시클그루버가 아이를 갖기 직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 있는 유대인 가문인 프랑켄베르거 집안에서 하녀로 일했다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그 집 아들과 사고를 쳐서 알로이스를 낳았고, 유대인 집안에서 한동안 양육비를 보내왔다는 이야기였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전 유럽을 인종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유대인을 절멸시키려 했던 그의 몸속에는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유대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뜻이 된다.


히틀러는 조사 결과를 들은 후 즉시 행동에 나섰다. 1938년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병합하자마자 히틀러는 아버지의 고향이자 할머니의 묘소가 있는 될러스하임 마을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고 그곳을 독일군의 포격 연습장으로 지정한 것이다.


마을은 순식간에 폐허가 되었다. 성당의 출생 기록부는 찢겨나갔고 조상들의 묘비는 포탄에 박살 나 가루가 되었다. 히틀러는 물리적인 흔적을 지움으로써 자신의 불안을 잠재우려 했다. 그는 "나는 하늘에서 떨어진 존재이며, 과거도 가족도 없다"는 신화를 대중에게 주입했다.


그는 자신을 평범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인간이 아니라, 오직 독일의 부흥을 위해 운명이 선택한 초인으로 포장했다. 대중 앞에서는 "나는 오직 독일 국가와 결혼했다"며 사생활을 철저히 지웠고, 에바 브라운과의 관계조차 죽음 직전까지 비밀에 부쳤다. 『나의 투쟁』을 통해서는 폭력적이었던 아버지와의 불화를 예술가가 되고 싶었던 자신과 그것을 반대했던 예술적 갈등으로 미화했고 헌신적인 어머니에 대한 사랑만을 강조하며 자신의 인간적인 배경을 정치적 선전의 도구로 사용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의 구멍은 메울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외모 중 코가 유대인을 닮지 않았는지 거울을 보며 강박적으로 체크했고, 인종학자들을 압박해 아리아인의 특징을 규정하게 만들었다. 이는 일종의 과잉 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자신이 유대인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그를 더 잔혹한 핍박으로 이끌지 않았을까.


전쟁이 끝나고 한스 프랑크는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처형되기 전, 이 모든 비밀을 회고록에 남겼다. "히틀러는 자신이 유대인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고 말이다.


또한 2010년 당시 벨기에의 저널리스트 장 폴 뮐데(Jean-Paul Mulders)와 역사학자 마르크 베르미렌(Marc Vermeeren)이 히틀러의 친척 39명을 추적해 DNA 샘플을 얻어 분석했는데 이에 따른 결과가 충격적이다. 그의 유전자에서 유대인에게만 존재한다고 알려진 '하플로프그룹E1b1b 염색체'가 발견되었던 것. 하플로프그룹 E1b1b는 아슈케나지 유대인의 18∼20%, 세파르디 유대인의 8.6∼30%가 보유한 염색체로 유대인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유전적 특징 중 하나다.


그러나 2025년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Aarhus University)의 생의학과 교수인 디테 데몬티스(Ditte Demontis) 교수가 1945년 4월 30일 베를린 제국 총리관 지하 벙커에서 히틀러가 자살했을 때 소파에 튄 피를 이용한 최신 유전자 분석(Polygenic risk score 등)을 통해 히틀러의 유전적 질환 가능성을 분석하면서, 동시에 그의 혈통에 대해 다시 한번 검사를 실시했는데 그의 유전자는 전형적인 오스트리아-독일계의 흔적을 보였고, E1b1b는 유대인의 증거라기보다는 인류의 오래된 이동 경로를 말해줄 뿐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었다.


사실 이 모든 이야기는 히틀러라는 괴물에게 과분한 서사일 뿐이다. 자신이 증오하던 혈통일지도 모른다는 역설에서 어떤 드라마틱한 개연성을 찾는 것보다 그가 저지른 현실은 훨씬 더 단순하고 추악하다. 권력욕과 뒤틀린 인종주의라는 정신병으로 수백만 명을 가스실로 몰아넣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쓰레기 아돌프 히틀러. 그에게 어떤 혈통적 변명이나 비극적 서사도 사치다. 그는 악의 도구였을 뿐이며, 그 도구를 선택한 건 오직 그 자신이었다.




출처:

Article by Hitler's nephew in 1939 details Fuhrer's life | Daily Mail Online

Does Hitler have Jewish blood? - The Washington Post

New Research Shows That Hitler Had Jewish Roots | TIME.com

Professor from Aarhus University reveals new findings in Adolf Hitler’s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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