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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 김초엽』독서모임 핵심 질문집

이타심의 잔해 위에 선 인간: 김초엽 소설로 여는 가벼운 철학 대화

by 정채린


도서관을 여행하는 독서인을 위한 안내서


독서 모임을 시작하려다 막연한 두려움에 발걸음을 멈추신 적이 있으신가요?

“첫 질문은 무엇으로 시작해야 할까?”

“아무도 말하지 않으면 어쩌지?”

“의견 충돌이 생기면 어떻게 수습하지?”

와 같은 물음에 마음을 붙잡히면 결국 독서 모임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닫고 좋은 독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쉽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준비한 이 글은

대화가 흐르도록 설계된 질문들, 모임이 굴러가도록 짜인 구조에 관한 실전 안내서입니다.

앞으로 베스트셀러들을 위주로, 독서 모임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 질문들을 엄선하여 연재하겠습니다.

9791191824001_01.jpg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더스트 시대에는 이타적인 사람들일수록 살아남기 어려웠어. 우리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후손이니까, 우리 부모나 조부모 세대 중 선량하게만 살아온 사람들은 찾기 힘들겠지. 다들 조금씩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딛고 살아남았어. 그런데 그중에서도 나서서 남들을 짓밟았던 이들이 공헌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고, 그게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거든. 아영이 네가 아직 이해하기는 어렵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 같다가도 혼란스러워지곤 했다. 당장 목숨이 걸려 있다면, 죽음 앞에서 누구나 이기적인 선택을 할 텐데.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수연의 말대로 아영 자신이 ‘이타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후손’이어서 그런 것일까. 생각이 꼬리를 물다보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갔고, 결국은 더스트 이후에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는 원죄가 있는 것인가 하는, 심오한 생각에 빠져들었다.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 밀리의 서재



Q . 더스트 폴과 같은 극한의 재난 상황에서 인간의 본능적인 이기심과 이타심 중 어느 것이 더 강하게 발현된다고 생각하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Q . 호모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인 등 다른 현생 인류의 후보종들을 누르고, 정복하고, 죽이는 방식으로 종을 유지하고 자연에서의 우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이 가진 원죄를 인정해야 할까요? 아니면 자연의 당연한 섭리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나오미가 구체적으로 증언한 여러 사실들은 아영이 알고 있는 과거에 대한 기록과 맞아떨어졌다. 더스트 시대의 지하 대피소, 거대한 돔 시티와 소규모의 돔 마을들, 돔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해진 폭력, 더스트에 내성을 갖고 있던 이들이 ‘내성종’이라고 불리며 착취당했던 과거에 대해서는 이미 수많은 증언과 기록이 존재했다.

당신이 공개한 나오미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한동안 잊고 지내온 오래된 과거와 불행한 시대의 인간성 상실, 그 와중에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전해주는, 아주 매력적인 전설처럼 들렸습니다.

그러나 인류를 더스트로부터 구해냈던 것은 마녀들의 약초학이 아니라, 더스트에 맞서 그것의 해결법을 치열하게 연구하고 협의체를 이루어 디스어셈블러의 개발에 다다랐던 과학자들의 헌신입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재건은 일부의 영웅들이 아닌 인류 전체의 위대한 협력으로 이룩한 것입니다. 부디 그 교훈을 신비로운 옛날이야기 따위로 훼손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 밀리의 서재



Q . 돔 시티의 '공헌자들'과 이희수의 비판적 시각을 통해, 재난 이후 사회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정당화하는지에 대해 토론해 봅시다.


Q . 프림 빌리지처럼 수 많은 증언과, 기록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류 사회의 압박, 또는 정치적 목적이나 경제 이득 등으로 사실이 전설이 되는 사례에 대해 사실을 지키기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해본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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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서정적인 위로를 원하는 이들에게 삶의 모든 재료들을 은유로 엮어, 사람의 마음을 천천히 부풀리는 글을 씁니다. 빵을 굽고, 때때로 슬픔을 샐러드처럼 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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