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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되기 - 심사 한 번에 붙기

브런지작가 신청 합격을 위한 최종 공략 A~Z

by 정채린

주변에서 종종 브런치 작가 심사에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저는 떨어진 분들의 작가 소개나 활동 계획을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으나,

제가 브런치 작가 심사에 한 번에 합격했고,

심사에 합격한 문우님들의 작가 소개와 활동 계획도 읽어보았습니다.


인지언어학의 창시자인 G. 레이코프는 모든 세계는 은유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습니다. 은유란 세계의 암호입니다. 저는 제가 알아낸 브런치스토리 암호의 비밀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당신을 브런치 작가로 한 번에 합격시킬 족집개 특강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계란은 냉장고에, 얼음은 냉동고에.


상상해 봅시다, 당신에게 질 좋은 물감이 있고, 그것을 팔아야 합니다. 당신은 어디에 가야 할까요?

㉠ 화가들의 작업 레지던시

㉡ 경동시장

㉢ 백화점 명품 코너

㉣ 독서모임


당연히 답은 '㉠ 화가들의 작업 레지던시'입니다.

다른 곳에서도 팔릴 수는 있으나, 역시 정답은 ㉠입니다.


그럼 하나만 더 상상해 봅시다. 당신은 귀여운 펭귄이 보고 싶어 졌습니다. 어디로 외출해야 할까요?

㉠ 아쿠아리움

㉡ 국내 최대 도서관

㉢ 한강 야외공원

㉣ 인스타 핫플 카페


당연히 이번에도 답은 '㉠ 아쿠아리움'입니다.


물감을 팔려면, 화가에게 가야 하고, 펭귄을 보려면 아쿠아리움에 가야 하는 것처럼 인터넷 공간도 똑같습니다.

교보문고 홈페이지는 책을 팝니다. 마켓컬리에서는 식료품을 팝니다.

책을 사려고 마켓컬리 홈페이지에 들어가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팔지 않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식료품을 팔기 위해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입점을 신청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어떤 공간에는 '목적'이 있고, '대상'이 있다.


브런치스토리는 '작가 지향' 글쓰기 플랫폼으로 작가에게 작품의 방향이나 장르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브런치스토리만의 콘셉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브런치스토리에 BL소설이나 19금 웹소설을 보러 오는 독자는 없을 것입니다.

브런치도 그런 글을 서비스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반인이 읽기 어려운 전문적인 학술 논문이나, 마셜어, 요루바어처럼 한국에서는 사용자를 찾아보기 힘든 생소한 언어로 된 글을 보러 오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또한 자기 만의 독백, 혼자만 공감할 수 있는 중얼거림, 형식을 갖추지 못한 저속한 글, 개연성 없는 잔인한 묘사도 반기지 않습니다.


브런치스토리는 '출판 지향' 플랫폼입니다.

매년마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 현재는 서비스가 종료되었지만 부크크와 출판연계를 하고 있었으며, 브런치스토리 책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스토리는 응원하기와, 몇 달 전 생긴 소액의 멤버십 서비스 외에는 사이트 안의 자체적인 수익 창출 모델이 거의 없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비스 자체로 수익을 내기보다, '작가 양성소'로써 브런치스토리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본인들의 포트폴리오를 쌓고, 출판이나 강연 등으로 이어지는 발판 역할을 하는 곳으로 작동합니다.


또한 브런치스토리는 1주일을 기준으로, 요일별 연재를 기본으로 하는 브런치북 서비스를 메인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작가들에게 스스로 마감일을 지키게 하고 꾸준히 글을 쓰게 함으로써 브런치스토리 안에서 더 많은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로 인해, 작가들은 꾸준히 글을 쓰고 독자들은 규칙적으로 연재되는 글을 읽으며 순환하는 독서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이런 브런치스토리의 특성을 고려해 본다면, 작가 심사글에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필력이 약간 부족하더라도 통과할지 큰 틀이 보이게 됩니다.



브런치스토리 작가 심사에서 좋은 결과를 받으려면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


1. 브런치가 내세우고 있는 글의 방향과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의 방향이 맞아야 합니다.

2. 초반에 몇 편 발행하고 말 기획이 아니라 출판이 가능한 정도의 분량까지는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저력이 있음을 보여야 합니다.

3. 나만 보는 일기가 아니라,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공의 글이어야 합니다.


당신이 쓰고자 하는 글이 이 세 가지 조건에 만족한다면 지금 브런치 작가 신청하기를 누르면 됩니다. 위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면, 브런치스토리에서 당신을 작가로 승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이 글을 유려하게 쓸 수 있는 건 아닐 겁니다. 또한 브런치스토리 자체에서도 완성형 작가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형 작가들의 발굴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쓰고자 하는 글이 앞선 세 가지 조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아직은 단념하지 마십시오.

당신을 위한 팁이 더 남았으니까요.


카카오에서 2015년 브런치스토리 사이트를 처음 개설하고 서비스했을 당시에는 작가등록 심사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서비스를 이어 오면서 대중화의 이유인지 작가 신청의 문턱을 조금 낮추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기간 동안 글을 3편만 발행하면 정식 작가 자격을 주는 인턴 작가 같은 프로그램이나, 오프라인 강연을 들으면 작가 심사를 통과시켜 주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바탕으로 생각하면, 현재 브런치 작가 심사는 최소한 브런치 안에서 관리 가능한 계정인 것을 보여주면 됩니다.



심사에서 최소한 탈락은 하지 않으려면

세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1. 맞춤법 검사를 꼭 완료한 후 신청서를 보내야 합니다.

2. 광고성, 도배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문학적 자의식에 빠진 글처럼 보여서는 안 됩니다.


1번 맞춤법 검사 방법으로는 바른 한글(구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 사이트를 사용할 수도 있고,

브런치스토리 글쓰기 안에 맞춤법 검사 기능도 있으므로 편한 것을 사용하면 됩니다.

반드시 심사에 보내는 글은 맞춤법 검사와 오탈자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아무리 잘 쓴 계획서도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합격하기 어렵습니다.


2. 광고성, 도배성은 당연히 안됩니다. 다른 플랫폼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3. 문학적 자의식에 빠진 글처럼 보여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이 것은 설명도 어렵고, 스스로 알아채기도 어려우며, 누군가가 비평해 주기도 어렵습니다.

저도 사실 설명하기 곤란합니다. 왜냐하면 이건 독자에게 그렇게 읽힌다고 해도 작가가 스스로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저 사전적인 설명을 하겠습니다.

- 뭔가 있어 보이려고 형이상학적 어휘, 문단의 비약, 대상 없는 메타포로 도배된 글

- 개연성 없는 높은 수위의 묘사

- 설득력 없는 저속한 주장

이런 것들은 심사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만약 정 이런 글을 쓰고 싶다면, 심사에 합격하고 쓰면 됩니다.

회사에 출근할 때는 쌩얼로 다니고 싶어도, 면접 날에는 화장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심사에 넣는 글은 무난한 것을 선택하십시오.



4. 기타

-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와해된 논리

- 일반 적이지 못한 어휘 사용의 남발 (시적 허용으로 볼 수 있는 신어 사용을 말하는 것 아님)



브런치는 독자에게 읽힐 가치가 있는 글을 찾습니다.

혼자만의 독백이 아니라, 관객을 향한 방백, 그리고 방백을 넘어 소통하는 글을 원합니다.


부디 이 글을 읽은 당신이 합격의 기쁨을 맛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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