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너의 속이 생각난다
은어를 닮은 향
빳빳한 새 책을 넘길 때마다 나는 소리가 네게서도 난다
언니는 단단한 게 좋다고 했고
나는 선명한 게 좋다고 했다
혼자서는 못해
속삭이는 언니의 손을 잡았다
둘도 부족하지
언니의 손 사이로 흐르는 물을 닦아내며 큰 게 좋다고 대답했다
닦아야 오래가 벗기면 더 오래가고 서투른 건 괜찮아도 서두르진 마 다치니까
붉은 것을 나눠 웃으며 검은 것을 뱉는다
벨수록 붉고
밸수록 더 검은 너의 안에 나를 박아 넣었다
넣을수록 달아서 더 닮아지는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