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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움은 짧고 시원한 우리의 닮 [시]

by 정채린

뜨거움은 짧고 시원한 우리의 닮



하루 종일 너의 속이 생각난다

은어를 닮은 향

빳빳한 새 책을 넘길 때마다 나는 소리가 네게서도 난다

언니는 단단한 게 좋다고 했고

나는 선명한 게 좋다고 했다


혼자서는 못해

속삭이는 언니의 손을 잡았다

둘도 부족하지


언니의 손 사이로 흐르는 물을 닦아내며 큰 게 좋다고 대답했다

닦아야 오래가 벗기면 더 오래가고 서투른 건 괜찮아도 서두르진 마 다치니까


붉은 것을 나눠 웃으며 검은 것을 뱉는다

벨수록 붉고

밸수록 더 검은 너의 안에 나를 박아 넣었다


넣을수록 달아서 더 닮아지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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