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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민 Dec 05. 2024

서로를 배려하며 걷는 길

일 년의 끝자락 연말이면 늘 일이 몰린다. 마감에 결산에 하다 못해 없는 행사들까지 생겨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느낌보다는 일에 묻혀 2024년의 마지막을 보내는 게 대부분이다.

함께 글을 쓰는 글친구들이 있는데, 올해가 가기  그간 썼던 내용을 엮어 책으로 만들어보자고 했다.  올해가  달도  남지 않은 거다. 각자 10편의 글을 골라 쓰자 했는데,  글은 어쩐지 7밖에 되지 않았고 3편의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글친구들 중에서 리더가 한 명있는데 나처럼 글이 10편이 되지 않는 사람은 채워 넣어달라는 요청이 왔다. 모두 다 바쁠 거라는 생각에 천천히 써달라는 말만 덧붙였지 언제까지라는 기한이 없었다. ‘짐짓 연말이 다가오니 얼른 써서 올려야지’라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는데, 3편의 글은 좀처럼 써지질 않았고 생각보다 작업이 며칠 미뤄졌다. 그 사이 다른 글친구의 글이 하나둘 올라왔고 조급함을 느낀 나는 부랴부랴 글을 써서 올려두었다. 글을 다 올리고 나니 모두가 잠든 새벽 3시. 누군가의 잠을 깨울까 봐 따로 연락하지 않았다. 연락하지 않아도 ‘카페의 글을 보겠지’라는 마음이었다.


일주일쯤 흘러 리더에게 연락이 왔다. “혹시 원고는 언제쯤 완성이 되느냐”라고 물었다. 그 순간, 아차 싶었다. 다음날 오전이라도 연락을 할걸. 리더는 내가 바쁜데 마음이 불편할까 연락을 못했다 했고, 나는 현업에 바쁠 텐데 원고를 들이밀면 마음이 조급할까 연락을 못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배려하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써버렸다. 흘러간 시간이야 돌이킬 수 없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곁에 남아 마음을 따스한 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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