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앞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마주보고 서야 한다. 서로 반대방향으로 서서 시선의 방향을 반대로 한다. 상대의 뒷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상대의 뒤에 서야한다. 나는 상대를 볼수 있지만 상대는 나를 못본다. 상대는 때때로 내가 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리고 누군가 역시 높은 확률로 나를 그렇게 보고 있을 수도 있다. 이것이 우리가 앞모습보다 뒷모습을 더욱 신경써야 하는 이유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하는 최고의 조언 역시 이와 비슷하다. 자녀는 부모의 앞모습이 아니라 뒷모습을 보며 배우고 그렇게 닮아간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를 바라보며 해주는 말보다 아이가 안보더라도 행하는 행동을 더 신경써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
종종 하는 착각이 있다. 사람들이 내가 하는 행동을 공정하게 봐줄 것이라는 착각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대단히 주관적인 판단을 한다. 어떤 행동에 대한 결과만을 갖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전후사정은 고려대상이 아니다. 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지어내서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고, 필요하면 독심술과 초능력까지도 동원한다. 따라서 행동의 당사자는 다른 사람에게 정의로운 사람으로 여겨지길 기대하지만 관찰자는 그 사람을 매우 부정한 사람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 앞에서 하는 말이 신뢰감을 주고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앞에서 뒷모습을 보여주며 행하는 행동이 옳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연하게 앞에서 할 수 있는 말도(이를테면, 부모나 스승이나 상사나 심지어 왕이라 해도) 사람들은 놀랍도록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해석할 것이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되도록 해야겠다. 나는 진심으로 나의 뒷모습을 좋게 기억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