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월안 Oct 15. 2024

꿈에서 만난 엄마

그리운 엄마



   어두운 길 터널 속에서 작은 빛을 따라 더듬거리며

허우적거렸다. 어렴풋하게 보이는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

엄마였다.

희미하게 비추는 빛을 따라서 발걸음을 옮겨보지만

발밑에는 자꾸 꺼지듯이

헛디뎌지고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엄마는 무언가를 손에 들고 계셨다.

"이거 가져왔어~"

하시며 건네주는 작은 가방.

그걸 받고서

"엄마~"

고 부르며 와락 껴안았다.

가방만 내손에 들려있고

주위를 둘러보아도 엄마는 다시 보이지 않았다.

"엄마~"라고 목청껏 부르다가 잠에서 깼다.

돌아가시고는 처음으로 꿈에 보였다.

환하게 웃으시는 얼굴

팽팽한 피부에 예쁜 얼굴

젊었을 때의 엄마모습이었다.

단아하게 고운 엄마의 모습을 꿈에서 보다니... 



   어떻게 꿈을 해석을 해야 할까?



   얼굴표정이 편안해 보여서 다행이었다.

그래도 "그곳에서 잘 계시는구나" 싶었다.

흥건하게 땀에 젖은 걸 보면 엄마를 만나려고 힘껏

몸부림을 쳤던 모양이다.

식은땀을 닦으며 한순간에 다 잃어버린 헛헛한 마음처럼

아쉽고 먹먹해지는 

순간이 길게 이어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멍하니 그 자리에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바보같이, 엄마 손을 꼭 잡고 놓지 말아야 했는데...

이승에서 종갓집 종부 엄마의

삶은 참 고단하고 바쁜 삶이셨는데...

그 지난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지나갔다.


````````````□◇


   그 옛날 종갓집 종부셨던 엄마는 그해 장맛을 보시고는

장독 뚜껑을 열어 두고는 햇빛이 충분히 담기게 활짝 열어두었다.

아름드리 큰 장독을 줄 세워 하얀 천을 씌워 살이

흠뻑 담기게 했다.

음력 날짜에 맞추어 종갓집 장 담는 날은 동네가 떠들썩했다.

햇살 고운 날 종갓집 장 담는 날은

하늘의 기운마저 도와준다며 이웃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종갓집 장맛은 최고여~" 

이웃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하셨다.

하얀 광목 앞치마를 두르고 하얀 두건을 쓰고 그 어느 때보다도 엄마는 정성을 다하셨다.

맑은 장은 찬기운과 따뜻한 기운을

번갈아 받으며 장의 빛깔을 우려낸다고 하시며

흐뭇하게 행복해하셨다.

음식을 만드시며 세상 행복해하시던 엄마.

꿈에서 본 엄마의 모습은 음식을 하시며 흐뭇해하시던 그때 그 행복한 얼굴을 그대로 간직하고 계셨다.



""""'''''"""○○


   가방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그리고 젊을 때 엄마모습이 꿈에서 보였을까

무엇이 바빠서 그리도 빨리 발길을 돌리셨을까

정이 많아도 너무 많은 엄마라서 쉽게 발길을 돌리실 분이 아니신데...

순식간에 이루어진 짧은 만남이 아쉽다.



-------♧♤



   다음에

꿈속에서 엄마를 만나면 엄마 무릎 베고 알콩달콩 이야기를 나누고 다. 맛있는 것도 많이 만들어 드리고 싶다. 그곳에서는 지낼만하신지 궁금한 것이 많다.

얼굴을 맞대고 한 번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넘치게 품어주셨던 엄마의 사랑 때문에 

오늘도 세상에 한 발을 내딛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말의 품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