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소풍
이 세상 위에
단 한순간도
멈춰 서 있는 것은 없다
거대한 산도, 단단한 바위도
바람과 비, 세월의 발자국 앞에
가루가 되어 흩어지고,
흙먼지로 사라져 간다
영원이라 믿고 싶은 것은
사실, 시간의 요술 속에
잠시 머물 뿐
젤 큰 변화는 생명이다
어제의 여름 끝자락,
턱턱 숨 막히는 여름의 뜨거움 속에서도
가을 단풍은 준비하고 있고,
가을 운치는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
여름을 버텨낸 열매는
이미 가을의 결실을 맺고 있다
모두 지난해와 같지 안 듯
가버린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그 자리에 새로운 순환이 숨 쉬고 있다
인생은,
태어남에서부터 모두 변화다
처음에는 손발만 겨우 움직이고
울음으로만 표현을 하고,
뒤집고, 걸음을 떼고
한 인간의 모양을 완성해 간다
젊음, 그 찬란한 계절은
온 세상을 움켜쥘 듯 빛나지만
그 빛 또한 오래 머물지 않는다
포부를 세우고,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려
책임 속에서 행복을 배우며
삶의 가장 환한 시간이 지나간다
절정이 지나면
서서히, 그러나 분명히
내리막이 시작된다
걸음은 느려지고,
눈빛은 흐려지고,
인생은 정상을 넘어
되돌아오는 길,
거꾸로의 여정을 걷는 셈이다
그 길의 끝에는 멈춤,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하나의 자연스러운 변화다
'인생은 소풍이라고'
시간은 끊임없이 바꾸어 놓지만
그 변화 앞에 담담히 서 있다
처음이 있었으니
마지막 또한 있는 것
단순한 이치를 받아들이는 순간
시간도, 나이도,
아름다운 풍경이 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