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 쓰임이 궁금하다

나의 홍채를 돈 몇 푼에 팔면 안 된다

by 현월안



외국 기업에서

홍채를 제공하는 이에게

돈 몇 푼을 쥐어주고

다 방면으로 연구를 한다는

광고 문구를 보았다


인간의 몸은 참으로 신비하다
겉으로는 모두 다르고, 속으로는 닮았다
피부빛이 다르고, 머리칼이 다르고,
체취가 나기도 하고, 나지 않기도 하지만
심장은 모두 같은 리듬으로 뛰고
상처는 같은 방식으로 아물어 간다


그 비슷한 이면에는
복제할 수 없는 차이가 숨어 있다
지문, 홍채,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의 서명,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암호다


어떤 이는

이 데이터를 치유의 열쇠로 삼으려 하고,
또 다른 이는 무기로 변형하려 한다


한 줄기의 염기서열 속에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세상의 미래가 담겨 있다


그래서 두려움이 크다

만약 내 DNA가 남의 손에 쥐어진다면,

내가 태어난 땅, 내 부모의 혈통,
내 속에 흐르는 유전적 특성이
약점으로 드러나 무기가 된다면,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
숨결을 조이는 사슬이 된다


한 줌의 유전자가 국경을 무너뜨리고
몇 푼의 대가로 팔린 홍채가
국가의 보안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팔린 홍채는
개인만의 소유라 부를 수 없다


몸의 정보란 과연 누구의 것인가
나의 것인가, 공동체의 것인가,
혹은 권력과 자본이 탐내는
끝없는 금맥인가


몸은 하나의 존재다
개인의 비밀이자, 국가의 운명이고,
공통된 메커니즘이다
그 양면성 속에서
윤리를 세워야 한다


강력하고 명확한

울타리를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의 몸은,
언제든
거대한 거래의 전시장이 될 것이다


몸에는
그 안에 사랑의 기억이,
조상의 흔적이 들어 있고
그리고 아직 쓰이지 않은

시의 문장이 숨 쉬고 있다


나의 소중한 홍채

돈 몇 푼에 거래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