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고통'을 읽고

'폴 블룸' 인간의 고통과 쾌락 심리

by 현월안



종종 묻는다
왜 굳이 아픈 길을 택하느냐고
왜 편안한 의자 대신
비탈진 산길을 향해 몸을 일으키느냐고,


그러나 삶은
아무 상처도 남기지 않는 하루로는
내가 나를 기억하지 않는다
고통은 삶이 세상에 불러 내는 방식,
'여기 있다'고,
'아직 살아 있다'고
확인시키는 느린 몸부림이다


뜨거운 것을 먹으며 눈물을 흘리고
공포 속에서 심장을 쥐어짜고
한계 앞에서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이유는
괴로움을 사랑해서가 아닌
그 너머에 있는
나 자신에게로의 도착을 알기 때문이다


아픔은 질문이다
나는 무엇을 원하느냐고
무엇을 감당할 수 있느냐고
그 질문에 성실히 답한 이는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


안락함은 잠시 몸을 눕히게 하지만
삶은 끝내 나를 걷게 한다
넘어질 것을 알면서도
발을 내딛는 순간,
삶은 비로소
얇은 쾌락의 막을 찢고
깊이를 얻는다


모든 고통이 선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택된 고난은
나를 망가뜨리지 않는다
적당히 아프게,
그러나 끝내 단단해지게
삶은 나를 다듬는다


인간은 평온만을 원하는 존재가 아니고

모험을 원하고,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한다
가끔은 상처 난 채로
자기 자신을 껴안는
그 서투른 순간까지 포함해서,


그러므로 오늘의 아픔으로
나를 조금 더 깊게 만든다면
그 고통은 실패가 아니다
그것은 삶이
가치 있게 대우하고 있다는
가장 진실한 증거다


아파본 사람만이
부서지지 않는 희망을 안다
그리고
그 희망을 얻기 위해
기꺼이,
다시
아픔 쪽으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