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하게도, 세상엔 눈빛에 사랑을 가득 담아 막말을 하는 타입들이 존재한다. 그 눈빛은 분명 “나는 니가 너무 좋아”라고 얘기하는데, 눈과 입이 너무 따로 놀아서 나를 벙찌게 한다. 나는 주로 말을 섬세하게 고르는 사람들을 가까이하는 편이라 그런 타입의 사람들이 너무 낯설고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내 마음을 마구 헤집어 놓는 포인트는, 온 마음을 다해 미워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저 나쁘기만 한 사람이라면 마음 편히 미워할 텐데,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람들’이라는 게 문제다. 내가 너무 물러 터진 탓일 수도 있겠지?
나도 알고 있다. 저 사람이 진짜 내가 싫어서 못되게 구는 게 아니라는 걸. 오히려, 나한테 애정을 갖고 있어서 저러는 거라는 걸 안다. 아는데,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섭섭한 건 어쩔 수 없다.
직장 생활하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 내 맘 같을 수는 없고, 사람은 다 입체적이며, 그 속마음이야 어찌 되었든 겉으로 나한테 잘하는 사람이 최고라는 걸 머릿속으로 아무리 되뇌어도 섭섭한 건 섭섭한 거다. 이 감정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풀어도 되긴 하는 건지 모르겠어서 지금은 그저 가지고만 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부디 감정이 제어되지 않는 상황을 만나지 않기를, 그런 상황에 닥치더라도 현명하게 잘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