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무료 감평 신청을 받았습니다.
https://brunch.co.kr/@r-teacher/284
작가지망생과 현직 작가를 포함하여 총 8분이 신청해 주셨고, 아래와 같이 개별 메일로 피드백을 전달해 드렸습니다.
사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원고를 보여주고 피드백을 요청하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대부분은 기한 내에 원고를 쓰지 못했거나, 머뭇머뭇하다가 원고를 보내지 못했을 겁니다. 저에게 메일을 보내주셨던 분들은 몇 년이 걸릴지라도 언젠가 반드시 작품을 출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보내주신 원고의 강점, 좋았던 문장, 참고할 만한 책, 바로 잡아야 할 부분, 개선할 점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감평을 받지 못해 아쉬워할 독자분들을 위해 공통적으로 언급되었던 내용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1) 순문학 형식에 관한 조언
문단 별 들여 쓰기를 해주셔야 합니다. 저도 브런치에서는 들여 쓰기를 하지 않는데요. 동화에서 만큼은 각 문단별로 들여 쓰기를 하고, 각 장마다 소제목을 달아주어야 합니다.
또한 장면이 전환될 때, 빈 줄로 처리하시면 안 됩니다. 빈 줄 없이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묘사나 대화문을 넣어야 합니다.
대화에는 작은따옴표가 아닌 따옴표를 써야 하고요. 대화문에 이모티콘(ㅠㅠ)이나 물결(~) 표시는 되도록 넣지 지 않아야 합니다.
2) 소재에 관한 조언
이야기에 편견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혼 가정은 불쌍하고 화목하지 못하다'는 시선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코딱지, 똥, 방귀 등의 소재를 사용할 때 비위가 상할 정도로 불쾌하게 묘사해서는 안됩니다.
3) 묘사에 관한 조언
저학년 동화인데 세계관에 관한 묘사와 설명이 길고 복잡하면 출판사에서 부담스러워합니다. 설명이 불가피할 경우 만화나 한 장짜리 짧은 프롤로그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4) 콘셉트에 관한 조언
나의 원고가 웃음이 나오는 글인지, 감동을 주는 글인지, 잔잔한 힐링을 주는 글인지 등을 따져서 콘셉트를 잡아주세요. 이도저도 아니면 출판사의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따끔한 조언을 늘어놓았지만, 사실 독자 여러분의 글을 읽으며 너무너무 즐겁고 재밌었습니다. 며칠을 통째로 보냈지만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고,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다음에 또 언제 이런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때는 조금 더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전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첫 번째 무료 감평은 이로써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