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 Dec 13. 2019

04. 독감

독감을 앓은 적이 있다 지독했다.

그래 봤자 큰 감기겠지 했는데 온몸이 아프고 뜨겁고 끝없이 어지럽고 눈물이 나게 고통스러웠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다른 사람과 단절된 고립감.


 두 번 다시 이런 고통을 겪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너와 헤어졌다.


 이미 온몸이 아파 괴로운데 마음까지 악을 쓰며 소리를 질렀다.지독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고통이었다.
 예방할 주사도 나아질 약도 처방 해 주지 않았다.


 아픔이 끝나길 기도했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


 몸의 고통이 나아질 때쯤 마음의 고통도 나아졌다. 어쩌면 반대였을지도 모르겠다.
 다시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 이제 정말 두 번 다시 이런 고통은 겪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독감의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지. 사람과 접촉이 많을수록 독감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했다.


너의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지. 


너와 닮은 사람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지. 


사람의 근처에 가지 말아야지.
독감은 나았지만 나는 여전히 단절되어 있다. 

가장 힘들었던 고립이 마음이 지르는 소리보다는 견딜만했다.
독감은 절대 두 번 다시 걸리지 말아야지. 

이렇게 큰 아픔은 절대 두 번 다시 겪지 말아야지.

작가의 이전글 03. 나의 낡은 동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