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chel Jun 30. 2018

[0630] 030_비에도 지지 않고

비에도 지지 않고 - 미야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으로 욕심은 없이 
결코 화내지 않으며 늘 조용히 웃고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채소를 조금 먹고 
모든 일에 자기 잇속을 따지지 않고 
잘 보고 듣고 알고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숲 그늘 아래 작은 초가집에 살고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보아 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볏단 지어 날라 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 말하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별거 아니니까 그만두라 말하고 
가뭄 들면 눈물 흘리고 냉해 든 여름이면 허둥대며 걷고 
모두에게 멍청이라고 불리는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시필사
#100lab

매거진의 이전글 [0629] 029_마음 by 김광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