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 사이다 Jan 20. 2023

예쁜말 DNA

요즘들어 예쁘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더욱 실감하게 된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아이들의 말에 내가 들어가 있음을 듣고 실감할 때마다 놀라는 일이 많이 발생한다.

아이들은 참 놀라워서 자기가 들은 말을 그대로 한다.

내가 첫째 아이에게 했던 말을 첫째가 자신도 모르게 둘째에게 하게 된다.

내가 내 아이들에게 말을 하면서 이건 내가 우리 엄마에게 들었던 말인데 하면서 놀라게 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부모를 닮는다.

생김새도, 키도, 입맛도 성격까지.

그런데 어떻게 보면 말을 가장 많이 닮는듯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는 참 무서운 사실이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아침시간마다 바쁜 것이 사실이고, 그러면 재촉하는 말이 나오게 되고,

아이가 잘 못한 경우 나는 원하지 않지만 내 입술이 먼저 비난의 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말에는 강력한 힘이 있어서 말을 내뱉고 나면 그 말이 이루어지는 힘이 있다.

내 아이가 누구보다 잘되기를 바라지만, 내가 하는 말은 때로 그와 반대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 또한 사춘기 시절 부모의 말에 상처 받았었적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부모님이 나를 누구보다 사랑하셨을 텐데, 당시에는 부모의 말을 들으며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휩싸였던 적도 있었다.

사춘기 시절 내 모습이 얼마나 부모 눈에 차지 않았을지 지금 엄마가 된 나는 안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그런 나의 모습은 생각지도 않은 체 부모가 나에게 했던 상처가 되는 말들만 기억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나는 부모의 그 말을 아직도 기억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신다.

나도 내 자녀에게 혹시 그런 것은 아닌가.

나는 예쁘게 말하려고 노력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자녀들에게는 혹시 상처가 되어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더 무서운 사실은 그것이 세포에 새겨져 우리도 모르게 유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3년 많이 계획을 세워보지만 나의 가장 첫 번째 목표는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 되자이다.

자녀들에게 물려줄 좋은 것들은 없지만 엄마의 말을 아름다운 유산으로 물려줘야 겠다.

내가 남편에게, 자녀들에게, 이웃에게 하는 말을 자녀들이 듣고, 이 말은 세포에 새겨진다.

내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자녀들에게 들려주자.

소통강사 김창옥이 티브이 프로에 나와서 하는 얘기를 들었다.

인간은 의지가 있다면 언어는 누구든지 배울 수 있다고, 열심히 노력해 영어도 배우고 다양한 외국어를 배우며 살아간다고,

혹여 내가 듣고 자라지 못했어도, 내 의지만 있다면 예쁜 말을 배우고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올해는 더 노력하자.

엄마가 너희들에게 예쁜 말을 많이 들려줄게.

너희들은 예쁜 말의 DNA를 가진 아이들로 자라기를 기도한다.

의지를 갖고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너희들 삶에 예쁜 말이 모국어가 되어 자연스럽게 흘러나가기를.

엄마가 살아보니, 사람을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결국에는 말이더라.

오늘 아침에는 가장 예쁜 말로 너희들을 깨울게.

내 마음과 다른 날카로운 말로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마음 다해 내 사랑을 표현할게.

작가의 이전글 불편한 편의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