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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 Apr 14. 2019

플리마켓, 발리여행 중 짱구에 가야 하는 이유

플리마켓과 스테이크

Flea & street markets in Canggu

여유로운 분위기의 짱구


# 플리마켓 

서핑 말고 짱구에서 유명한 것 중 하나가 플리마켓이다. 발리 여행을 계획했다면 주말을 끼고 짱구 Canggu에 가야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짱구에서 서핑하기 좋은 곳으로는 브라와(Berawa), 바뚜볼롱(Batu Bolong), 에코 (Echo)비치가 있다. 각 비치는 차로 약 5-1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 오늘은 마켓을 위주로 쓸 생각이다. 바뚜볼롱 비치는 플리마켓과 약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데 초보들이 파도타기 좋은 곳이라 중급 이상의 서퍼라면 보드만 빌려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짱구 골목 초입에 위치한 LOVE ANCHOR를 찾아가면 플리마켓이 열리는데, 주말마다 물건을 팔고자 하는 현지인들과 구경을 온 여행객들로 북적거린다.


시장이 좋은 이유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그리고 흥정하는 재미가 있어서다. 다양한 사람이 모인 곳에서 에너지를 얻고, 직접 물건을 보고 만지며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계산 후에 물건을 바로 가질 수 있다는 설렘이 좋다. 이래서 미니멀리스트가 되지 못하나 보다. 시장을 구경하다 보면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혜화의 마르셰, 밤도깨비 시장 등 한국의 마켓과 비슷하게 짱구의 마켓에서도 생활용품, 액세서리, 비누, 디저트 등을 판다.


사실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를 쓰고 깎으려고 하면 여행이 피곤해진다. 적당히 손해 보는 것을 알면서도 경험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가지고 싶었던 팔찌와 서울로 돌아가 지인들에게 주고 싶은 간단한 선물을 샀다.  

플리마켓의 크기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다. 크기만 비교하자면 우붓 시장보다도 작은 편이다.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실버 주얼리부터 근처 편집숍에서는 훨씬 비싸게 팔고 있는 수영복도 거의 절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주얼리 류나 나무 그릇의 경우 가격이 더 높게 책정되어 있는 것 같다. 우붓 시장과는 달리 정돈이 잘 되어있고, 상품의 상태가 깨끗한 편이라 개인적으로는 구경하기에는 짱구 마켓이 더 편했다. 


Old Man's Market

매주 주말마다 열리는 플리마켓과는 달리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짱구의 인기 레스토랑/펍인 올드맨스 에서 주최하는 플리마켓이다. 지역 상인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 빈티지 옷, 직접 만든 디저트, 농산물 가공품 등을 판다. 한쪽 코너에서는 현지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신선한 야채와 홈메이드 브라우니도 판매하기 때문에 늘 인기가 많은 마켓이다.


#여행과 음식

나에게 있어 여행에서 먹는다는 것은 큰 의미다. 가끔 맛없는 식사를 하고 나면 어쩐지 억울해진다.

식食문화는 지리, 종교, 정치, 관습 등 문화적인 총체이다. 프랑스인이 바게트를 포기하거나 이탈리아인이 파스타를 외면하거나 한국인이 김치를 그만 먹는 일은 상상하기 힘들다. 음식은 인간의 삶에서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이자 문화적인 산물이다. 마자파힛 왕조의 몰락과 함께 힌두교 문화가 꽃 핀 발리에 간다면 사테, 나시고렝, 땜빼, 삼발소스, 바비굴링 등 여행을 오기 전부터 먹고 싶은 메뉴를 메모장에 줄줄이 적었다. 


#몰라, 오늘은 그냥 버거랑 스테이크 

메모장에 열심히 적었건만 여행이 길어지면서 루즈해진다. 점점 기상시간이 늦어지고 하루 종일 침대에 파묻혀 싶고 있는 날이 생긴다. 걷는 것도 좋아하고, 여기저기 구경하는 걸 좋아하지만 역시 여행에도 일요일이 필요하다. 느지막이 일어나 요전 날 갔던 카페에 다시 앉아 슬라맛 시앙! Selamat siang (Good afternoon) 하고 오후 인사를 나눈다. 그렇게 게을러져서는 오늘은 현지 음식도, 새로운 음식도 아닌 그냥 마음 편한 예상할 수 있는 그리고 익숙한 햄버거에 콜라 그리고 스테이크를 먹기로 했다. 

@DEUS Canggu

기름진 치킨 윙에 콜라를 들이켜니 속이 다 시원하다. 

이글이글 아지랑이를 불러일으키던 해가 다 지고는 어느새 노을이 슬슬 깔린다. 짱구의 밤이 깊어가고 있다. 운이 좋게도 빈땅 맥주가 1+1 이다. 두툼한 소고기 패티의 시그니처 버거와 호주식 티본 스테이크, 치킨윙을 시켰다. 익숙한 음식을 주문하고 나니 허전한 마음이 채워진다.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는 것도, 처음 본 다채로운 향신료도 좋지만 가끔은 다 아는 맛으로 편안하게 위안을 주는 음식이 필요하다. 

@Cang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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