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뮤의 새앨범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

너에겐 희극 나에겐 비극

by RachelJane



악뮤가 새로운 노래를 냈다. 제목은 DADA.

지금 처음 듣고 있다. 일단 멜로디는 상큼하고 귀엽다.

가사는 제대로 들리지 않지만, 또 가사가 좋겠지?

사람에 대한 기대라는 것이 이렇다.

듣기도 전부터 좋으리라 짐작하는 것.

이것은 기대이기도 하고 신뢰이기도 하구나.


요즘 유퀴즈에 두 사람이 나온 장면들이 화제가 되는지

유투브 알고리즘에 짧게 자주 등장한다.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던 수현이가 걱정된 찬혁이,

함께 살자 제안하여 같이 살면서

운동도 시키고 먹을 것도 챙겨주고 멘탈도 챙겨주면서

우울증을 극복하게 해준 것.


찬혁이 함께 살기 전 수현에게 상태를 물었는데

수현은 괜찮다고 했단다.

그리고 찬혁은 지금 전혀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대답하는 게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녀를 설득했다.


여태까지 미디어에 보여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장난스러운게 다 인것처럼 보였었는데, 이번엔 다르다.

수현은 오빠를 구원자라 표현한다.


아마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바닥 저 너머까지 낙하되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었겠지.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추락할 수 밖에 없었겠지.

댓글엔 수현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도 많았지만

‘저런 오빠 없다‘는 찬혁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찬혁이 수현을 우울의 늪에서 끌어내는 과정에선

수많은 걱정, 불안, 좌절 그리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다.

동생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같이 살면서

끊임없이 그녀를 살핀다는 것이 가능한가.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것 말고도 그것이 가능한것인가.


내게도 동생이 있었다면 그럴 수 있었을까.

나의 오빠를 떠 올려봤을 때 같은 상황이라면

나는 오빠에게 그럴 수 있을까?

오빠는 나에게 그럴 수 있을까?

아마도 우리는 더 가까이에 있는 다른 가족들이

그런 역할을 대신해주리라 생각하겠지.


어쩌면 오빠가 서울에서 지내던 3년,

오빠도 비슷한 우울감을 지냈을 것 같다.

오빠의 친한 친구가 근처에 살았고,

친구가 가족과 같은 역할을 해주어 잘 지낸 것이지

혼자였다면 좀 달랐을지도.


타고난 성향과 자라난 배경,

서로가 서로에게 원수였던 순간들과 유년기의 상처들

그리고 함께여서 좋고 안심이 되었던 순간들.

이런것들이 한겹씩 쌓아올려져

지금의 나와 오빠의 관계를 만든것이겠지.


관계의 모습을 성공과 실패로 나눌 수는 없겠지만,

오빠와의 관계는 뭐랄까.

내가 선택하지 않았으나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빠진냥

약간 억울한 마음을 들게한다.

그런 마음을 가졌다는게 죄책감이 드는 걸 보면

아마도 나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겠지.


찬혁이 수현을 사랑하고 아꼈던 그런 마음이

괜히 내게는 씁쓸한 아침을 불러온다.

오늘은 살짝 무겁게 가라앉는 모닝페이지.

이어져나오는 악뮤노래를 재즈 플리로 바꾼다.

오늘은 어떤 하루르 보내볼까.

보내볼까라고 적으니 그 하루를 내가 온전히 선택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단어의 힘이란,

내게는 글자와 단어와 구절과 문장

그리고 문단과 한권의 이야기가 가지는 힘이 몹시도 크다.


오늘은 무작정 뛰쳐나가서 오케스트라 연주장에 가서

비올라가 주가 되는 연주곡을 들으며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고 싶다.

어쨌거나 기분 전환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위들을 알고 있다는게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