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보물지도 만들기

원하는 것을 스스로에게 허용해주자

by 김혜신

어렸을 때 보물섬이라는 만화잡지가 있었다. 보물섬에 실린 다양한 만화를 다 보면 또 한 달을 기다리던 시절이었다. 좋아하는 만화도 있고 그냥 넘기듯 보던 만화도 있었지만 종합과자 선물세트처럼 푸짐하고 두꺼운 잡지의 부피에 늘 기대가 되었다. 다양한 보물과도 같던 만화를 친구들과 함께 나눠 보던 것도 같이 만들어 먹었던 떡볶이도 기억이 난다. 지금의 웹툰 시대와는 다르게 친구들과 가까이 모여 읽고 수다 떨던 시절이 떠오른다.


다양한 보물이 모여있는 보물섬 같은 잡지처럼 우리들도 10대를 거쳐 20대로 가면서 인생의 보물을 찾으러 간다. 대학 졸업 후 배낭여행이라는 자유가 기대와 두려움으로 저울질되던 모습이 생각난다. 첫 배낭여행으로 호주에 가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경험과 환경이 떠오르면서 두려움보다 기대를 선택한 나의 20대의 모습을 회상한다. 막연한 자유로움을 향한 동경은 내 안에 스스로 묶어둔 모든 것으로부터의 허용이었을지도 모른다. 원하는 것을 표현하기보다는 해야 한다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 나는 그렇게 나를 드넓은 자연에 나를 풀어놓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나만의 보물지도를 그려본다면 내가 갖고 싶고, 가고 싶고, 하고 싶은 일들을 무수히 적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기 힘들다면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를 찾아 나의 보물지도에 붙여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인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 봐야 할 것이다.

나는 왜 그것을 원하는 걸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떠오르는 말들을 꺼내본다. 계속 물어본다면 내가 원하는 것이 대상인지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 나의 잠재력에게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게 되면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다 갑자기 방향을 바꿔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될 수 있겠어라는 부정적 마음이 시작되면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그냥 지금이 좋아라고 자신의 안전지대로 스스로를 대피시킨다. 불편하지도 위험을 감수하지도 않아도 될 그냥 지금의 상태를 내가 원한다고 정해버린다.


20대의 나는 세계를 여행하고 싶었다. 30대의 나는 군인이 되고 싶었다. 40대의 나는 나 자신을 알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 어떤 때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가깝게 느낀다. 나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도 존중하며 나를 보호할 수 있다. 아마 표면상의 나의 모습 아래의 나와의 존재를 만나게 되니 그렇게 된 것 같다. 표면상의 나는 늘 변덕스럽다. 내 감정의 흐름은 날마다 다르다. 그 감정은 변화무쌍하지만 나는 감정 아래 더 깊은 곳에 존재한다. '정말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니?' 그 질문에 나도 모르게 한 단어가 나온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지난 시간 스스로 너무 열심히 희생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하는 나의 생각에 모든 일들이 한 가지 색으로 물들어 버림을 본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가르치는 일이 해야 하는 일로 규정되어 버리는 순간 내 몸은 긴장했다. 억지로 입 속으로 밀어 넣는 음식처럼 나를 불편하게 했다.

좋아했지만 너무 많이 해야 할 일로 책임감이 얹어져서 힘들었다. 그 일로 많은 성장이 있었지만 다른 경험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시도에 대한 도전은 쉽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것의 시도는 익숙한 것과의 병행을 좋아하지 않는 듯했다. 보이지 않은 끈이 나를 꽁꽁 묶어 두었기에 좀 더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에 될까라는 생각을 내려 놓고 그냥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적어본다. 원하는 이미지를 찾아보며 나만의 보물지도를 채워 본다.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달라도 놀라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보물은 여기저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 보물을 찾아 떠나기 전 자신은 시간과 노력이라는 결정체로 이미 보물이 되었다. 다만 자신이 원하는 보물과 자신의 모습이 같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보물인 자신은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다 가능하다. 자기 자신만 그것을 인정하지 못할 뿐이다. 그러기에 원하는 모습을 다 그려보고 스스로에게 허용해 보자.


한 장 한 장 원하는 이미지를 커다란 코르코 판에 붙히며 스스로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써 본다. "진실하고 힘 있는 글을 쓰는 나의 모습을 사랑해. 좋은 작가로 성장한 나를 축하해" 현실의 내가 미래의 나로부터 축하 메시지를 받는다. 나의 모습이 시간상에서 다시 하나로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진정한 자신과의 진실된 대화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게 이끌어 준다.

순수한 10대 시절 친구들과 함께 나눠 읽었던 보물섬의 순수함이 여전히 우리의 삶에 묻어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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