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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인드박 Apr 10. 2021

열정 없는 이차장, 사장되다 2

평범한 직장인이 사업해서 은퇴하게 된 이야기

퇴근하 이차장, 늘따라 에스컬레이터는 정비 중이었다. 양평역 계단을 올랐다. 역을 나오자 이 차 잠시 하늘을 보 다리 건너 목동이 보였다.

노을 지는 저녁 (출처-픽사베이)
회장 사위 조카와 같이 일하게 되다니


근데 사실 놀랍지는 않았다.

이차장이 했던 온라인마케팅팀 금수저들이 넘쳐났다. 야당 대표 조카, 청와대 수석 이 그 에서 일했다. 뒤늦게 알았지만, 티가 바로 나냐 아니야 차이뿐이었다.


같이 일했던 신입 디자이너는 바로 티가 났다. 할아버지가 부회장과 친한 사이였다.  주차장을 채운 큰 SUV 차, 매일 은 명품 옷들이 가 안 날 수 없었다. 


가난은 숨길 수 없다.

눈에 보이는 옷, 신발, 가방 브랜드 때문이 아니었다.  그 사람이 가진 말투, 단어, 사고와 몸가짐에까지 스며서 묻어난다는 게 무서것이었다.


'나처럼 흙수저를 찾는 게 더 어렵지.'

절대 망할 리가 없는 안정적인 회사,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손자, 손녀들을 의탁하기 이만한 회사는 대한민국에 없다.  그들이 남긴 작고 좁은 틈을 헤집고 들어 그 자신이 자랑스 정도였다.


전화가 왔다. 누나였다.

"어~동생, 저기 돈 좀 빌려줄 수 있나 해서~"

"얼마나?"

걸음을 걷다  등골이 오싹했다.

"1~2천 정도면 떻게 될까?"

"지금 돈없고, 내일 은행 가서 대출되는지 한번 알아보고 연락 줄게"

 

차장한동안 서있었다.

가난 소매에 붙은 찍찍이, 벨크로 같은 것인가 보다. 떼어내려 해도 계속 들러붙는.

집에 도착했지머릿속 복잡다.

산우엉씨는 갈고리 형태로 들러붙어 벨크로, 일명 찍찍이에 영감을 주었다.(출처-픽사베이)

달 받는 월급은 당겨 쓴 대출금 이자와 카드대금으, 살 수 있는 활비만 남. 1년에 2번, 인센티브로 목돈이 생, 여지없이 부모님 병원비, 누나 장사 자금으로 나갔다.  준다는 곳은 없고 달라는 곳은 많았다.


아침 8시 30분 알람 어김없이 울렸다. 

아내에게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서둘러 나온 그는 계단을 내려갔다. 산처럼 쌓인 박스들, 6층 606호가 쌓아둔 박스였다. 

습관적 암산. 이 과장은 박스를 셌다. 


'밑에 10줄에 10개씩 올려졌으니 100개. 1개당 수익이 최소 3천 원이라면, 100개 남짓되니까 30만 원이네. 한 달이면 660만 원 수익이다. 1년 8천만 원. 오본부장 월급이..'


덜컹!

갑자기 606호 문이 열렸다.

몰래 훔쳐보다 들킨 사람처럼 흠칫 놀란 차장은 급히 계단으로 내려갔다. 검은색 버킷눌러쓴  남자였다.


오늘 점심은 신임 CFO(최고 재무책임자) 최전무와 같이 하는 날이었다. 11시 50분이 되자, 직원삼삼오오 1층으로 내려갔다. 본부장장들은 남아있다. 


최전무는 지주사 시절부터 금고쟁이로 불리며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었다. 그가 임명되자 후계 승계를 준비하기 위한 인사라는 뉴스들이 나왔다.


최전무가 나오자 주인 산책하는 강아지들처럼 오본장, 서팀장이 보조를 맞추며 걸었다. 뭔가 얘기하는 것 같은데 이차장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원조 전주 국밥집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식당이었다. 이차 따라오던 직원들 평하는 소리 들렸다.

손님이 많 나 앉아야 했다. 자리 뺏기 게임하듯 민첩하게 직원들이 빈 테이블을  채웠다. 뒤늦게 두리번하다 이차장은

오본부장걸려 방으로 들어갔다. 

  

"양대리 글로벌지원파트" 

최전무가 따라준 물을 다.

"네-티오가 있고, 지주에서도 로벌이 낮다고 니다.'

본부장대신 대답하니 이차장은 그저 냅킨 깔고 수저 세팅을 할 뿐이었다.


"잘 챙깁시다. OJ가 게 센 거 알죠." 

OJ, 회장 사위를 부르는 이니이었다

그는 최근 몇몇 M&A 수완을 보이면서 그룹 실세로 부상고 있었다.


국밥이 다 비워질 때쯤, 최전무가 이차장 어깨를 쳤다.

"지금 재밌는 싸움이 시작되고 있어요. 우리 긴장 좀 합시다."




국밥집을 나서서 돌아가는 길. 이 맨 뒤에서 따라가다 서둘러팀장에게 얘기한다.

"저 은행 좀 다녀올게요"


한 블록 넘어 K은행에 다을 때 그제야 장은 천천히 걸었다. 시간을 보니 3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K은행 옆 모퉁이 작은 카페에서 그는 아메리카노 주문다. 커피 쿠폰 건네 도장도 았다. 

카페 헤븐.

위치 탓에 점심시간손님이 없는 카페, 커피맛도 그저 그랬지만, 이차장에게 최애 장소였다. 그저 아무도 없는 곳이, 아무 말도 할 필요가 없는 곳이, 그저 가만히 있어도 되는 곳이, 그런 곳이 필요했다.


 2층 은행에 올라가 번호표를 뽑았다.

"혹시 대출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왔는데요."

신용도가 낮은 것을 알기에 미리부터 공손한 말투 건넸다. 주민등록증을 건네고 여직원이 컴퓨터를 보는 사이 이차장은 커피를 홀짝였다

 

"고객님, 현재는 대출이 어려우세요. 현금서비스나 다른 대출금이 먼저 상환이 되어야 재심사가 가능할 것 같네요 "

혹시 나가 역시나였다.

누나에게는 어떻게 말하지.


톡톡.

파트방이었다.

양××대리 등장!

뭐할까요?

병원을 간다고 본부 점심을 빠진 중국인 직원 탕이 카톡을 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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