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남, 나는 이렇게 살아간다

대기업 아내와 서울대 아들 사이에서

by 서대남

나는 대기업에 다니는 아내와

서울대에 다니는 아들을 둔,

쉰을 바라보는 평범한 가장이다.


아내는 결혼 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대기업에 다녔다.

나는 국내 유명 제약회사에서 영업을 시작으로

중소기업 마케팅 일을 거쳐,

지금은 아는 형과 함께 매장과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아들은 재작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서대남’이 되었다.



코로나가 시작되던 무렵,

오랜 시간 다니던 회사는 영업을 멈췄다.

회사가 망한 건 아니었다.

경영진과 이사들 사이에 복잡한 갈등이 있었고,

결국 경영진을 포함한 직원 전원 해고가 결정됐다.


나는 그 경영진들과 함께

새로운 회사를 만들 뼈대 작업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나는 조용히 살고 싶었다.

그리고 그 결정을 가능하게 한 건,

역시 대기업에 다니는 아내였다.



그 무렵부터

자연스럽게 아들을 케어하는 삶이 시작됐다.

코로나 시기, 중학생이던 아들은

화상 수업과 비대면 학습을 이어갔다.

나는 그의 식사와 등하교, 학원 픽업까지 도맡게 됐다.


그리고 동시에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지금의 일을 시작했다.

주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주문된 택배를 직접 포장하고,

매장 일도 함께 돕고 있다.



아들은 서울대에 갔고,

나는 삶의 다른 길로 들어섰다.


돌아보면,

모든 걸 내가 ‘선택’한 건 아니다.

환경이 나를 바꾸었고,

나는 그 환경 속에서 내 몫의 최선을 다해 걸었다.


서울대가 인생의 끝은 아니지만,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낸 가족.

그 자체가 내겐 자랑이다.

그리고 나는 서대남,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그래서 오늘부터,

이 조용하지만 진심 어린 이야기를

하나씩 적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