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았다

1화. 할머니께 쓰는 편지

by 라은

부제 : 개나리 피는 봄날, 할머니께

※ 매주 목요일 연재

이번 화: 1화 – 할머니께 쓰는 편지



그날, 우리는 함께 예배했지요.

저는 찬송가를 불렀고,

할머니는 그저 조용히 바라보셨지요.


할머니는 말씀보다, 눈빛으로 가르쳐주셨어요.

기도보다, 손등의 온기로 안아주셨고요.

“그래서 저는 울지 않았어요.”



할머니께


할머니,

요즘처럼 노란 개나리가 하나둘 피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할머니가 생각나요.


봄바람이 불고,

햇살이 포근해질 때쯤이면

마당가에서 개나리 보며 웃으시던 할머니 얼굴이

문득문득 떠올라요.


”우리 똥깡생이“하며

저를 꼭 안아주시던 그 품.

잘 때마다 저를 품에 안고

토닥토닥해 주시던 따뜻한 손길.

그 모든 게 아직도 제 마음 안에 살아 있어요.


얼마 전엔 꿈에서

할머니와 같이 목욕을 다녀왔어요.

할머니가 무척 기뻐하시고 좋아하셨죠.

그 웃는 얼굴을 보는데

눈물이 나면서도 너무 좋았어요.

마치 할머니가

“나 여전히 네 곁에 있어.

나도 너 많이 보고 싶었어.”

그렇게 말해주시는 것 같았거든요.


할머니가 돌아가신 그날,

기름통닭 사주신다고 하셨던 말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어요.

그날 이후로, 생일이 오면

기쁨보다 그리움이 먼저 찾아오곤 해요.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알 것 같아요.

그리움은 아픔만이 아니라,

사랑이 남은 자리라는 것.


개나리가 피는 봄마다

할머니가 그리운 건,

그만큼 제가 할머니를 깊이 사랑했기 때문이겠죠?


할머니,

지금은 보이지 않아도

할머니 사랑은 제 삶에 여전히 따뜻한 햇살처럼 비추고 있어요.

그 사랑 안에서

저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갈게요.


보고 싶어요, 할머니.

늘 그리워요.

그리고… 정말 많이 사랑해요.


당신의 똥깡아지 올림.


봄마다 피어나는 개나리처럼,

할머니의 기억도 마음에 환하게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