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씽크 2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파규동 Apr 16. 2019

'마리텔' ↔ '트위치'
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마리텔 V2’의 새로운 라이브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불러올 효과는?

  근 2년 만에 우리 곁에 돌아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뭐니뭐니해도 라이브 방송 플랫폼 ‘트위치’와의 제휴일 것입니다. 1인방송의 스타일을 결정하는 데에는 플랫폼의 기능이나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마리텔’이 트위치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지 살펴보는 것도, 새로운 ‘마리텔’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잠깐, 그런데 '트위치'가 도대체 뭔데?

  게임이나 1인방송에 관심이 없으시다면, ‘트위치’를 처음 들어보신 분들도 많을 텐데요. 트위치는 게임 방송 중심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2014년 아마존에 인수된 이후 지속적으로 방송 분야를 넓혀왔습니다. 트위치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2015년인데요. 불과 3년 만에 월간 순이용자(MAU) 90만 8393명을 기록하며 아프리카 TV의 독점 구도를 무너뜨렸죠. (코리안 클릭, 2018년 모바일앱 기준)

   현재 트위치는 인터넷 ‘밈’(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문화요소)이 양산되는 ‘유행 1번지’입니다. 스트리머들과 ‘트수’(‘트위치+백수’의 줄임말로, 트위치 이용자들의 자칭 표현)들의 활발한 상호작용이 온갖 창의적인 ‘드립’들을 만들어내고 있답니다!


“5252~ 믿고 있었다구!” 최대 다수의 최대 즐거움!

 

    ‘마리텔 V2’의 박진경 PD가 말했듯이 트위치는 ‘최근 가장 많은 성장을 기록한’ 플랫폼이자, ‘한 번에 수만 명과 소통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따라서 입장 수 제한을 두었던 시즌1과는 달리, ‘마리텔 V2’에서는 라이브 방송을 즐기고 싶은 모든 시청자들과 함께 방송을 만들어나갈 수 있게 된 것이죠!  실제로 4월 6일 두 번째 라이브 방송의 순간 동시접속자 수는 거의 5만 명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4월 6일 각 온라인 개인방송 플랫폼 시청자수 추이/ 출처: 아프리카 도우미, http://afreehp.kr/
4월 6일 마리텔 라이브 방송 22시 30분 접속자 수/ 출처: 아프리카 도우미, http://afreehp.kr/

  이렇듯 시청자 저변이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출연자(스트리머)와 시청자의 상호작용도 늘어나게 됩니다. 마리텔 라이브 방송은 지상파 방송 송출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채팅창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는데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트위치 밈들의 사용은 일부 제한되지만, 그만큼 ‘신박한’ 웃음코드들이 생겨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부를 유도하는 홍진영씨에게 붙은 ‘수금박사’ 별명/ 4월 6일 목련방 라이브 방송

  신조어가 재미 요소였던 라이브 방송과 달리, 본방송에서는 간단한 인터넷 밈이라도 자막으로 풀어서 설명을 해주었는데요. 이는 세대 간 언어문화 차이를 극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첫걸음이라 생각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트위치 유저, 일명 ‘트수’여도 실망하긴 이릅니다! 유튜브 ‘MBC Entertainment’ 채널에 올라오는 클립들에서는 트수의 존재를 긍정하고 있거든요!)

‘한본어’에 대한 자막 설명/ 4월 12일 3화 방송  +  ‘트수’를 썸네일 자막에 넣은 유튜브/ MBC Ent. 채널의 마리텔 클립


 “수.금.좋.아.” 도네이션이 진짜 기부로 이어진다!

  

   트위치 플랫폼의 매력들 중 하나는 바로 ‘도네이션 시스템’입니다. 시청자가 스트리머에게 코멘트와 함께 소정의 금액을 ‘도네이션’하면, tts 시스템이 그 코멘트를 음성으로 읽어주게 되죠. ‘마리텔 V2’는 출연자(스트리머)와 시청자들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기 위해, 트위치의 도네이션 시스템을 유지했습니다. 실제로 시청자들은 도네이션과 함께 익살스러운 코멘트들을 날려주며 방송의 묘미를 살리고 있었습니다.

도네이션을 통한 상호작용/ 각각 4월 12일 3화 방송, 4월 6일 라이브 방송

  그리고 이렇게 한푼 두푼 모인 시청자들의 도네이션은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이웃들에게 전해집니다. 첫번째 방송의 기부금 9,276,000원은 한숲지역아동센터의 어린이들과 성민종합사회복지관 한글교실의 어르신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이렇게 방송의 목적이 시즌1의 ‘경쟁’에서 ‘기부’로 옮겨가면서 출연자들 간의 왕래가 잦아지고, 이것이 또다른 ‘케미’를 불러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출연자들 간 왕래를 통한 ‘케미’ 발산/ 4월 5일 2화 방송

 하지만 ‘마리텔’과 트위치의 동거가 아직 한달 남짓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위해 보완이 필요해보이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방송 시작까지) 숨 참겠습니다... 흡!” 라이브 방송 시작 시간과 기술적 문제


   우선, 라이브 스트리밍의 기본인 ‘방송 시작 시간’을 엄수할 필요가 있습니다. 4월 6일 라이브 방송은 트위터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계정을 통해서 7시로 알려졌는데요. 그러나 당일 방송은 별다른 공고 없이 20분 늦게 시작되어 채팅창에 시청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트위치 유저들이 스트리머의 방송 시작 시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을 생각해보았을 때, 최대한 예고된 시간에 시작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겠습니다.

마리텔 라이브 방송 지연에 대한 시청자 반응/ 4월 6일 라이브 방송 직전

   또한 출연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는 만큼, 그에 수반되는 기술적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4월 6일 라이브 방송 초반, 홍진영씨의 노래방 콘텐츠가 소프트웨어 문제로 위기를 맞은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홍진영씨와 제작진의 임기응변으로 콘텐츠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자칫하면 준비한 것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 문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배그나 하자'는 시청자 반응/ 4월 12일 라이브 방송 목련방


“영상 도네, 재민이는 안 나오나요?” 트위치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앞서 말했듯이 도네이션이 트위치 플랫폼의 강점인 만큼, 트위치는 여러가지 도네이션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마리텔’이 도입한 tts의 음성 코멘트 이외에도, 음성녹음 및 영상을 보내는 도네이션도 활성화 되어있죠. 또한 tts 음성 역시 ‘전자누나’ 목소리 외에 ‘초등학생’, ‘할아버지’ 등 다양한 목소리를 지원합니다.


    물론 영상 도네이션과 같은 경우, 저작권 문제 때문에 구현이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리텔의 이전 방송 내역 일부를 클립화한 후 게시하여, 그 클립들에 한해서 영상 도네이션을 가능하게 할 수는 있지 않을까요? 이를 통해 출연자들이 지난 방송에서 했던 발언들을 상기시켜 준다거나, ‘마리텔’ 특유의 밈을 만들어 시청자와의 상호작용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시청자들이 기부를 할 유인이 추가되기에 모금 액수가 늘어날 수도 있겠죠.

방송 클립을 이용한 영상 도네이션도 안되는 걸까요? ㅠㅠ


“대기업(유명 스트리머)도 모자라서 이젠 ‘마리텔’까지…” 기존 스트리머와 상생도 필요!


   ‘마리텔 V2’가 트위치에서 방송된다는 것이 알려졌을 때, 일부 스트리머들과 이용자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마리텔’이 시청자들을 대거 끌어가면, 기존 방송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마리텔’의 입장에서는 3주에 한 번 3-4시간 방송을 할 뿐이기 때문에 억울할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그렇지만 스트리머들은 생업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마리텔’은 어떻게 트위치 스트리머들과 상생할 수 있을까요?


  가장 이상적인 방향은 트위치 스트리머들을 ‘마리텔’에 섭외하는 것입니다. ‘마리텔 V2’ 역시 ‘침투브’ 이말년, 주호민씨와 SNS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데요. 이 기회를 다양한 스트리머들에게 열어주고 더 나아가서는 실제 방송에 출연시켜 준다면, ‘마리텔’의 컨셉과도 부합할 것입니다. 이들이 1인방송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제작하는 기발한 콘텐츠들은 ‘마리텔’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침착맨, 주호민 씨의 ‘마리텔 V2’ 브랜디드 콘텐츠 ‘침착한 주말’/ 유튜브 MBC entertainment 채널

  어느새 두 번의 라이브 방송과 세 번의 정규방송을 마친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강력한 타사 경쟁 프로그램들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되어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비드라마 TV화제성은 2주 연속으로 1위에 오르며 세간의 관심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굿데이코퍼레이션, 3월 마지막주-4월 1주) 앞으로 ‘마리텔’이 트위치와의 시너지 효과를 폭발시켜, 금요일 저녁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우뚝 설수 있기를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유 밤편지, "김이나의 밤편지" 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