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by 무지개물고기

잠자리 토크시간.

1호가 말문을 연다.

"엄마, OO동 살 때 엄마 엄청 많이 울었었잖아~ 평소에 슬픈 상태여서 그런지 과일 깎다 칼에 조금만 베어도 막 울었잖아. XX동으로 이사 간 뒤부터 좀 덜 울었지~"

2호가 옆에서 "맞아, 맞아~"그런다.


괜히 멋쩍어져서

"그땐 왜 그랬을까? 우리 두 아들 다 순하고 말도 잘 듣는 편인데"

그러자 1호가 답한다.

"그땐 우리 둘 다 어려서 힘들었겠지. 내가 겨우 다섯 살이고 유준이는 애기였으니까. 어린애들 둘이 있으니 손이 많이 가고, 아이들 보살피는 게 힘들잖아."


잠시 그때를 떠올린다.


"아니야~ 그래도 너희 덕분에 엄마 웃을 일도 참 많았어!"


아이들은 가끔 나조차 잊고 있었던 날들을 기억 주머니에서 꺼내곤 한다.

완벽한 엄마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언제나 더 큰 사랑으로 꼭 안아주고 좋아해 주는 두 아들을 생각하니

코 끝이 시큰하다.


그런데 어쩌나.

그때도, 앞으로도 나는 여전히 그 시절의 엄마는 처음이기에 의도치 않게 조급해하거나 상처를 주고 후회하고 아쉬워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어설픈 엄마마저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는 아이들을 등대 삼아 긴 항해를 떠나보려 한다.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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