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사랑 사이(feat. 우리 이혼했어요)

결혼의 전제조건은 필요하다. 첫째로 독립이다.

by 냉정과 열정사이


나는 연애는 이전 다른 글에서 판타지라고 말을 했었다. 하지만 사랑은 판타지에서 현실을 포함한다는 걸, 즐거운 환상 속에 있을 때는 실로 다 체감을 하지 못한다.
둘만의 즐거움, 열정, 기대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현실과 동떨어져있는 어떤 지점이 로맨스이기 때문에, 연애가 즐겁고 행복한 것이다.

일상, 현실을 집이라고 예를 들어 말해보자. 내 집에는 지금 쌓여있는 설거지도 있고, 버려야 할 재활용 쓰레기, 빨래통에 있는 분리안 된 빨래들도 있다. 하지만 집 현관을 나가면, 집안에 일들은 까마득하게 잊힌다. 그래서 우리는 숨쉴틈을 찾기 위해, 현실에서 조금 떨어진 커피숍. 영화관 같은 공간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연애에서 결혼은 현실의 관문을 통과하게 한다. 멋져 보이고 로맨틱하고 듬직하던 남자는 현실에 들어가면 일 끝나면 아무 말도 없이 쉬고만 싶어 하고, 주말에도 돈걱정에 주식이나 알바 고민을 하고 있는 남자로 바뀐다.

최근 화제성이 높은 '우. 이. 혼'(tv 리얼 현실 연애? 프로그램)을 최근에 보았다. 나오는 게스트 중 일라이, 지연수 커플(헤어진 이혼 커플)의 만남과 지금의 모습을 보면, 문제의 핵심은 고부갈등이 아님을 알게 된다. 과거에 연애하는 동안, 남자는 한결같았고 순수하고 로맨틱했을 것이다. 그 모습에 여자는 11살 차이도 극복할 만큼 서로 많이 사랑했고 결혼까지 했겠지. 하지만 현실이란 공간에 들어가면, 이 남자는 장점도 있는 반면에 큰 단점들도 있었다. 어린 나이였고 연예계 생활만 해봤기에 스스로 경제적으로 독립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 모든 걸 누군가 부모나 매니저, 소속사 등에 맡겨놓고 살았다는 점인데 사랑을 하면 그런 점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연애와 결혼의 큰 차이였을 것이다.



이 커플은 프로그램 내내 아직 애정이 많이 남았지만 심각한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많은 노력과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 사실 어린 아들의 소원대로 세 가족이 가족이 되려면, 일라이분의 독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문제의 포인트를 전혀 아직도 직시하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자신의 가족에게 객관성을 갖고 보기엔 정신, 경제적으로 아직도 부모를 많이 필요로 하는 느낌이다) 인간으로 일대일로 봤을 때는 둘 다 나쁜? 사람이 아니고, 충분히 대화가 가능해 보이는데 감정적으로 쌓인 게 많은 여자 쪽에게 더 이해하고 양보하라고 하는 건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다. 본인이 본인 부모와 문제 해결을 하고, 그게 안되면 거리를 두거나 자신의 부인이 그걸 다 감당하지 않게끔 끊어야지. 자신의 가족(아이와 부인)을 먼저 책임지는 게 가장(남편)의 우선순위 아닐까?. 아직도 아들로서 살고 싶다면, 자신은 독립하지 못했고, 책임을 지지 않고 살겠다는 얘기이다.



어린 나이에 가족을 만든다는 건 이런 문제가 있다. 아직 정신적으로도 본인은 부모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아들로서 여기고, 스스로 가장으로 책임을 진다는 게 몬지도 모르기 때문에 자꾸 부인에게 참으라는 무언의 행동의 메시지를 날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를 스스로 알았으면 해결을 해야지. 자꾸 회피하고 도망가고, 결정적일 때 부모에게 기대는 모습. 해결방법은 간단한데 해결할 의지는 없어 보이고, 말로만 듣겠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결혼이란 건 부모란 둥지를 나와서 독립한 사람들이 해야 하는 제2의 인생이다. 그리고 지연수 님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시댁의 불합리한 것들, 무례한 언행과 이해할 수 없는 지시사항들을 과거에 계속 들어주고 묵인했던 걸로 보인다. 하지만, 나 자신, 나 자신의 행복은 그럼 누가 만들어주나? 그걸 남편의 역할로 기대했겠지만, 때론 객관성을 띄고, 제삼자의 시선으로 문제나 상황을 좀 떨여져서 볼 필요가 있다.


사랑을 하더라도, 무조건 받아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제대로 알아야, 대처하거나 행동을 하는 지혜나 방법이 생긴다. 안타깝게도 이 남자(일라이)는 콩깍 지에서 벗어나 보면, (나쁜 말이 아니라) 덩치 큰 순수한(?) 아이 같은 사람이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거나 누군가를 경제적으로 책임져 본 적이 없고, 스스로도 본인을 책임져 본적이 거의 없는 연예인의 화려한 삶만 살아본 사람이다. 연애 때는 그 모든 게 아름답게 포장돼서 특별한 사람으로 물론 보였겠지만... 현실의 그 남자는 이 모습이다. 거기서 시작을 해야 하고, 대처를 해야 한다.


시청자로서(내가 왜 감정이입을 하고 보는 건지 모르겠는데..) 객관적으로 해결방법은 의외로 간단해 보였다. 두 사람 다, 일대일로 봤을 때는 누구도 나쁘고 이상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첫째로, 남편이 시댁에게 기대지 않으면 문제의 80프로는 해결이 된다. 그러려면 경제적으로 둘이서 알아서 살고, 시댁과는 거리두기,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 외에는 보지 않고, 3명 가족 중심으로 살면 된다.(이게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 싶은데?)

두 번째로 신뢰문제가 있는데, 심각하게 고부갈등(지연수님)이 있었다. 과거의 경험들로 상처가 깊어 보였다. 지금은 우선적으로, 부인의 억울함이나 분노는 이유가 있으므로, 이를 회피하지말고, 전적으로 들어주고(남편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의지를 보여주면 서서히 둘사이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어 보인다.


세 번째로, 부인의 무조건 참아주는 방식도 바꿀 필요가 있어 보였다. 남편의 가족들을 참아주고, 분노를 속으로 쌓았던 것처럼 계속 유지하면, 우울증에 걸리거나 분노를 지금처럼 한방에 쌓았다가 터뜨리게 된다. 결국 부부 사이나 자신의 아이에게도 최악의 상황이 된다.

잘사는 부부, 커플들은 싸우지 않아서가 아니다. 잘 싸우고 잘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신뢰가 생기고, 애정이 더 깊어지는 것이다.

지연수 님은, 어쩔 수 없이 본인이 힘들기 때문에, 나이도 훨씬 연상이고 경제권도 본인이 가지고 있었기에, 좀 더 능동적으로 관계에서 리드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남편의 가족에게 할 말을 하고 요구 사항을 들어줄 수 없는 건 무시하고, 남편에겐(어린 남편) 본인이 가장이면 이러이러한 것들을 해야 한다고 딱 요구해야 한다.


현실을 무시한 채 사랑 감정 놀이만 하려면, 연애만 하면 된다. 결혼과 양육은 현실의 과제이다. 타협하고 협의가 되면 계속 사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은 포기하고 더 좋은 길을 가라고 (그게 이혼이어도)해야 한다. 성숙하게 각자의 행복을 빌어주면 된다. 그리고 그게 결과적으로도, 아이에게도 서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자주 왕래만 한다면 훨씬 나은 양육이 될 수도 있다. 이혼 가정이란 편견을 가지고 모든 아이가 우울하게 살고 나중에 나쁜 길로 빠지거나 한다는 우려를 떨쳐버리고, 또 다른 가족이라고 여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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