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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토끼 Sep 02. 2016

#01 브런치 시작

- 내 안에서 보물찾기

여전히 내 글을 남에게 보인다는 것이 쑥스럽지만 E언니의 브런치를 보고 동기부여가 됐다.

모든 시작에는 설렘이 있다. 아직 무엇을 쓸지조차 정리되지 않았으면서 머릿속 잡동사니들을 하나하나 늘어놓으며 궁리를 한다. 약간 두렵기도 하면서 동시에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회사라는 울타리에 소속된 직장인이 되면서 개성과 감성은 누그러졌지만 나름 글 쓰는 일을 하므로 언제나 내 안에는 생각의 공간이 존재한다. 그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지나치게 현실적이거나 감성적이지 않은 균형 있고 담담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또 너무 일기 같지도, 칼럼 같지도 않은 중간의 것을 유지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 누군가의 공감을 살 수 있는 것이면 더욱 좋겠다. 이곳에서 잠자고 있던 내 예민한 신경을 살려봐야겠다는 야망도 품는다.

브런치에는 블로그보다는 개인적이고, 일기보다는 에세이 같은 성격의 글들이 보인다. 파워블로거가 생기기 전부터 나는 누군가의 게시물을 보며 일상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했다. 책보다 가볍게 접할 수 있고 때로는 거칠지만 솔직하고 공감 가는 이야기들에 어찌 끌리지 않을 수 있을까. 소설보다는 경험이 담긴 에세이를 좋아하는 내 취향에는 딱이다. 덧붙이자면 보편적인 공감을 사기보다 조용히 개성을 드러내며 내가 잊고 있거나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거나 공감하게 만드는 것들을 나는 사랑한다.

모든 문화생활이 그렇듯 우리는 공감을 통해 감정을 되짚고 삶에 재미를 느낀다. 마치 보물을 찾듯이 내 마음에 쏙 드는 책이나 영화를 찾으려하는 이유도 그것이 아닐까. 나만의 보물일 수는 없지만 내 욕구를 충족시키는 작품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며 개운하고 뿌듯한 기분이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다.

브런치를 시작한 것은 거창한 이유 때문은 아니다. 무슨 오지랖인지 남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사는지 늘 궁금해 하던 내가 직접 일상을 공유하는 것. 그러면서 생각을 확장시키고 스스로를 확인해보는 것. 일상의 솔직한 감정, 이상과 현실을 조합해보며 내 안에서 무언가를 깨닫고 자꾸만 동기를 얻고 보물을 찾고 싶은 소망에서다. 바로 그게 글쓰기의 재미다.

평범한 일상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희망을 품고, 우울한 현실에서도 웃음을 찾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하는 브런치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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