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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토끼 Dec 30. 2021

#67 제대로 된 직장을 다니고 싶다.

-취업 성공 기원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요즘 거듭해 생각하고 있다.

더 이상 어떤 한계도 두지 말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기혼자인 것도, 아이가 있는 것도, 지역도, 어떤 장애물도 두지 말자고.

언제까지나 최저임금 비슷한 일에 정당하지 않은 대우를 받으며 살고 싶진 않다.

'적당한' 직장에 '소박한' 만족이나 즐기는 바람직한 근로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 지겹다.

지금 직장에 오기 전에 나는 자그만치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작 월급 10만원 오르는 곳에서 '너 아니면 안 된다' '니가 앞으로 회사를 책임질 거다' 와 같은 말들에 속고 세뇌당하며 살았다.

지금보다 어렸기 때문이었을까. 바보같이 관두질 못했다.

최근 지원한 기업의 이력서에는 이전 직장을 퇴사한 사유를 쓰라고 했지만, 속으로 생각했다.

그곳에 내가 그렇게까지 남아있을 이유는 없었다고.

세상 물정 모르던 나를 이용해 모순적인 말들로, 자신의 관점을 내게 주입한 그는 여전히 나의 관점은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정작 내가 관둘 때 연락도 되지 않았었으니까. 그러면서 전해 들은 이야기로는 '많이 바빴다'고, '미안했다'고 한다.

그냥 우스울 뿐이다.

그동안의 경력을 살리기 싫었던 것은 바로 이런 기억 때문이었다. 모든 걸 책임지며 일했던 경험은 지금 아주 다양한 직무 능력을 갖게 해주었지만.

여전히 너무나 겸손한 자세로 그저 그런 회사의 계약직으로 와 있는 현실이 슬프다.

게다가 친구에게 '넌 정말 네 사업을 해야 돼'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너무 열심히다.

항상 웃는 얼굴로 일하는 나는 도대체 얼마나 학습되어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엄격한 분위기에서 혼나며 높은 기준치를 채우다보니 어쩌다 생겨버린 경험치가 유용하면서 현재의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그만큼 열심히 했으면 보상받을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이런 대우라니.

그래서 요즘은 열심히 채용사이트를 들어가 본다.

얼마 전엔 두 개의 이력서를 냈다. 합격하면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연봉을 받게 되겠지.

만약 잘 되지 않아도 계속 도전할 것이고, 무엇이든 현재의 상황을 바꿀 수만 있다면 해보려고 한다.

그동안 모른 체 했던 나 자신을 챙겨주고 싶은 때이니까.

도대체 무엇이 나를 그동안 '작은 만족'에만 머무르게 했는지 모르겠다.

왜 더 나은 것을 바라고 밝히지 못했는지, 자신을 한없이 낮추기만 했는지.

주변의 친구들은 저만치 앞으로 나아가있고, 내가 생각지 못한 직급과 연봉을 받는 것을 보면서 이제야 많은 생각을 한다.
부디 이번 생에 나는 꼭 지금보다 더 나아지는 삶을 살겠노라 순간마다 다짐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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