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文(서문)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尹東柱,序詩(1941.11.20.)

by Rain Dawson

#警察(경찰)。国民(국민)의 自由(자유)와 権利(권리) 및 모든 個人(개인)이 가지는 不可侵(불가침)의 基本的 人権(기본적 인권)을 保護(보호)하고 社会公共(사회공공)의 秩序(질서)를 維持(유지)하기 為(위)한 警察官(경찰관)...

警察官 職務執行法(경찰관 직무집행법)

第一条 第一項(제1조 제1항)


#経験(경험)。 巡察(순찰)팀은 犯罪予防 巡察(범죄예방 순찰), 各種 事件事故(각종 사건사고)에 対(대)한 初動措置 等(초동조치 등) 現場 治安活動(현장 치안활동)을 担当(담당)하며...

地域警察(지역경찰)의 組織(조직) 및 運営(운영)에 関(관)한 規則(규칙)

第八条 第一項(제8조 제1항)

#感情(감정)。어떤 現象(현상)이나 일에 対(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気分(기분).

国立国語院 標準国語大辞典(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苦痛(고통)스러운 感情(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明確(명확)하고 確実(확실)하게 描写(묘사)하는 바로 그 瞬間(순간)에 苦痛(고통)이기를 멈춘다.

Viktor Frankl, 죽음의 収容所에서, 李時炯 訳, 청아出版社, 2024, 120p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내게, 투병이란 이름은 거창해 보인다.

나라는 사람은 겉보기에 (아마도) 너무 멀쩡한데, 정말 힘든 병으로 고생하는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렇지만 나 자신만 생각한다면, 내 생활이 투병이 아니라고도 할 수 없다.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고 약을 먹고, 상담을 받는다. 병이 낫기 위해 이로운 책을 가까이 하고, 좋은 생활 습관을 삶에 심고자 한다.

내 뇌나 신경세포, 그 사이사이에 전달되는 어떤 물질들, 신체 각종 기관이 지금 어떤 상태로 우울증과 '싸우고' 있는지 눈으로 보이지 않기에, 내 상태가 투병이 아니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노릇이다.


이 글을 쓰기에 앞서 난 나에게 鄭曙衍(정서연)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제삼자에 대해 말하듯 쓰려고 한다. '투병'이란 한 단어를 쓰면서도 이 단어가 실체가 없는 누군가의 심기를 거스를까, 걱정하고 눈치를 보고 있다. 그들은 그렇게 기분이 상할세라 신경 쓰지만, 정작 나 자신은?


심리상담사 선생님이 나에게 말씀하셨었다.

"자기 자신에게는 굉장히 냉정하네요."

만약 제삼자에 대해 말하듯 한다면 냉혹한 마음보다는 다감(多感)한 마음을 가지고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서연에게는 어떤 신념 같은 게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본인은 한 집안의 장녀니까, 경찰이니까 흔들려도, 밀려도, 약해도, 약해 보여서도 안 된다. 족쇄에 가까운 이 신념은 서연의 시야를 편협하게 하고 사고의 확장을 막아, 고지식하고 엄격한 인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렇지만 사실 처음부터 서연은 흔들려도 흔들리지 않고 밀려도 밀리지 않을 수 있는 강인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람결에 살랑이는 여린 나뭇잎 아래에서 책 속에 파묻히는 것과, '감성팔이'를 사랑하는 몽상가일 뿐이었다.

그러나 인생길을 지나오며 그런 흥미와 기질이 짓밟히고 짓이겨져서 끝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해파리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다. 해파리는 헤엄치는 힘이 약해서 수면을 떠돌며 생활한다고.


서연은 차라리 해파리 같은 사람이었다. 어느 수면을 물살이 흔들리는 대로, 달빛이 이끄는 대로 떠도는 존재.

그러나 서연 스스로가 본인에게 붙인 온갖 딱지―장녀, 타인과 비교, 경찰, 스스로에 대한 평가, 종교, 타인의 평가를 곱씹기 등―는, 본인이 왜곡되어 보이게 만들었다. 솔직한 감정과 상념들은 표현되지 못하고 마음속 어딘가에 켜켜이 쌓여가다가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썩어갔다. 그러나 그는 그런 걸 몰랐다. 그냥, 가끔,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문득 생각하는 것 외에는.

서연은 형편없이 일그러지고 상해 가는 자기 위에 하나둘 돌탑을 쌓았다.

이기자, 버티자, 강해지자, 흔들리지 말자, 밀리지 말자, 목소리를 크게 하자!

서연이 탑으로 쌓은 돌들은 별생각 없이 주워 모은 것처럼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데다가 공깃돌처럼 작아, 그 위에 새겨진 다짐들은 읽기도 어렵다.

어느 날, 누군가 돌탑을 발로 무심히 걷어찼고, 위태롭게 흔들리던 돌탑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서연은 도저히 다시 일으킬 수 없는 그 잔해를 망연히 바라보고 애통해하다가 정신과 폐쇄병동을 찾았다.

입원 중 진행한 심리검사 결과, 서연의 심리평가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심리적 상처, 좌절과 더불어 내재된 화, 불만, 원망 시사되고…

관계 속에서 만족감 크지 않고…

타인에 대한 신뢰, 긍정적 기대 부족한 채 불신, 피해의식 보이고,

대인관계 상황에 대한 불만, 적개심 보이고,

외부 환경에 대한 경계심, 거부감, 불만족감 나타나고,

특히 직장생활 관련된 스트레스 호소 많고, 사회적/직업적 불편감 경험…

혼란, 불안감 강하고, 우울감, 부정정서 보이고,

낮은 자존감, 부적절감 느끼고…

앞날에 대한 기대/희망 보이지 않고, 회의적 태도 보이고,

삶에 대한 답답함, 압박감 시사되며,

심리적 불편감을 적절히 인식하거나 적응적인 방식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강렬한 감정 느끼고,

감정 조절/통제 어려워하고,

특히 분노 감정이 들 때 충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고,

자살사고 보고되는 바 예의주시 필요합니다.

입원하여 난생처음 받는 전문적 보호와 절대적 안정을 경험한 서연은, 치료 끝에 퇴원한 9월의 어느 서늘한 날이, 본인이 다시 태어난 날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앞으로 잘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해파리 같은 경찰관으로서 다시 시민 앞에 서야 하는 서연은 여전히 너무나 두렵다.

이미 직장에 퍼진 병명(病名)의 소문을 들었을 타인의 시선을 생각하면, 차라리 공포이다.

전과 같은 일을 겪었을 때, 이제는 달리 반응할 수 있을지, 불안하고 초조하다.


감정을 끄집어내어 정확한 이름을 불러주면 본인에게서 떼어내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를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서연은 감정을 뒤흔드는 에피소드가 생겼을 때, 본인의 감정을 분석하여 이름표를 붙여주고 분리수거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깊은 새벽이 오면 시 한 편씩 꼭 써야겠다고도.

서연은 이 소소한 다짐이 무너지지 않기를 무기력하게 기원함과 동시에, 더는 무력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나의 투병 수기'는 서연의 치유를 희망하며 쓰는 것으로, 에세이 형식이나 시, 소설 등 두서없는 글들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