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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maker Sep 30. 2024

별이 빛나는 밤하늘

<별이 빛나는 밤하늘> 

 

우리들의 언어로는

닿을 수 없는 광대한 허무   

   

그대여

다사로운 햇살과 해살 거리는 나무들

하늘빛 바다에 젖어

옷가지 배낭 걸머지고

바람길 속에서 허리 곧추세운 낙타처럼

대륙으로의 여정을 떠난 그대여 

     

당신의 눈물겨운 애틋한 행적이 

지금 밤하늘의 은하수가 되어

별들 사이에 누워 있습니다    

  

모든 것이 광막함으로

적요로 혹은 

속살거림으로 물들어 있는 

밤하늘에는

당신의 빛나는 지혜도 

지금은

반짝이는 숨결로 있습니다      


한 시절   

   

밤하늘의 반대편에 있던

우리들의 열정과 웃음과 탐닉과

뜨거움과 기쁨의 실체는

태양 아래 무엇을 의미했는지요     

 

모두 꽃으로 피어나 있던

그 시간은 무엇을 말했는지요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별이 빛나는 밤   

   

이 침묵이 가져다주는 평안이 

그대와 나와 우리에게

광대한 허무로 

다가오는 이 절대의 시간들 

     

뜨겁던 태양 아래서의 그 많던 희망들

거기에 새겨간 오만함

그리고 망각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비춰볼 수 있을까요      


그대여

바람길처럼 눈물방울이 되어

우리 모두에게 와주는 별이 빛나는 이 밤 

     

언젠가는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태양 아래서 과감했던 

그렇게 많았던 오류들을 벗어내 버리고      

어디서 무엇이 되어

그대를 만나고 싶습니다     

 

이것은

저 빛나는 별들 속 광대한 허무에

그대와 나와 우리가

애틋한 꽃으로 

피어 있는 이유입니다     


햇빛과 나무와 바다와

대륙을 걸어가는 낙타의 울음소리 속에서

명멸해 가는 저 등불 몇 개      


거기 겸손을

거기 연민을

받아들이는 까닭입니다    

 

이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에서      


레인메이커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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