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녀 옆에 비스듬히 앉아
냉소적인 표정으로
맘껏 우쭐대며
어이없다는 듯
어깨를 들어 올렸다
그는
한심하다는 듯
곁눈질로 그녀를 할퀴고
가시 돛인 말투로 그녀를 찔렀다
오랜 시간
말 한마디 없던
그녀가
떨어지는 잿빛 눈물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그를 떠나고 싶다고 했다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했다
그의 위선으로부터
일그러진 부부라는 틀로부터
두 아이의 엄마라는 굴레로부터
노모를 돌보는 책임으로부터
아직도
그녀의 눈빛
가늘게 떨리던 호흡
떨군 고개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