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사랑하는 랄라야,
우리 집 귀염둥이 랄라의 초등학교 졸업을 축하한다. 그런데 이일을 어쩌지? 엄마가 첫마디부터 목이 메어서 글을 쓰기가 힘들어서 말이야. 랄라의 마음은 이미 중학생이라는 것 엄마가 잘 알고 있어. 매사에 있어서 미래지향적인 랄라의 그런 모습 속에서 엄마는 많이 배운단다. 엄마와 다른 점이 많아서 더욱 소중한 나의 아가.
우리 랄라가 이제 중학생이 되는구나. 어려서부터 랄라는 많은 사람에게 큰 웃음을 선물해 준 고마운 아가란다. 랄라를 가르치신 모든 선생님들께서 어느 한분도 빠짐없이 칭찬하셨듯이, 너의 밝고 해맑은 모습은 햇살과도 같아서 랄라가 있는 교실의 분위기는 늘 즐겁고 유쾌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셨지.
랄라는 어린 아가였을 때도 이미 스스로 행복을 일구고 가꾸어 가는 면에서 뛰어난 적극성과 재능을 발휘했었어. 그래서 엄마가 이런 말도 했던 거 기억나니? “랄라의 안방화”라고. 그 뜻은 랄라가 머무는 곳마다 너만의 스타일로 공간과 분위기를 꾸미고, 그곳에서 마치 우리 집 안방처럼 편안하게 지내고 있는 랄라의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엄마가 자주 사용했던 표현이야. 이제 기억나지?
어느 곳에 있던지 늘 빛나는 사람이 있단다. 작은 별 반짝반짝 눈망울로 사물이나 대상을 응시하고, 토끼처럼 쫑긋 세운 귀는 경청의 모범이 되고, 사랑스러움이 가득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바라만 보고 있어도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사람. 그런 아름다운 사람이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단다. 그런데 랄라도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한 명이야. 엄마는 랄라를 키우는 십 년 동안 너만이 간직한 그 빛을 고귀하게 여기며 살아왔단다. 그리고 매 년 랄라가 성장할수록 더욱 영롱해지는 그 빛이 매우 고맙고 자랑스러웠어.
이제 엄마는 본격적으로 랄라로부터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는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는 거 알고 있니? 하지만 엄마는 두렵거나 서운하기보다 설렘이 앞서는구나. 우리 랄라를 조금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그 여유……. 상상만으로도 엄마는 행복해진다는 것도 알고 있니?
앞으로 랄라와 함께 타야 할 십 대의 롤러코스터가 무섭지 않은 건, 그만큼 우리 랄라가 지금까지 잘 자라 주었다는 이야기란다. 고맙다. 랄라야! 건강하고 슬기롭게 초등학교 생활을 잘해줘서. 앞으로 사춘기라는 터널을 지나면서 우리 모두에게 조금 힘든 시간이 오기도 하겠지만, 랄라가 겪는 성장통의 아픔이 최대한 완화될 수 있도록 엄마가 늘 공부하고 노력할 것을 약속할게.
나의 눈부신 아가,
오늘 졸업을 맞이하여 랄라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Kahlil Gibran의 <The Prophet>의 한 부분이란다.
<On Children>
And a woman who held a babe against her bosom said, "Speak to us of Children." And he said:
Your children are not your children.
They are the sons and daughters of life's longing for itself.
They come through you but not from you,
And though they are with you, yet they belong not to you.
You may give them your love but not your thoughts.
For they have their own thoughts.
You may house their bodies but not their souls,
For their souls dwell in the house of tomorrow, which you cannot visit, not even in your dreams.
You may strive to be like them, but seek not to make them like you.
For life goes not backward nor tarries with yesterday.
You are the bows from which your children as living arrows are sent forth.
The archer sees the mark upon the path of the infinite, and he bends you with
his might that his arrows may go swift and far.
Let your bending in the archer's hand be for gladness
For even as he loves the arrow that flies, so he loves also the bow that is stable.
너무 아름답지 않니? 이렇게 자식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엄마는 꽤 괜찮은 삶을 살았노라 먼 훗날 스스로에게 토닥토닥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랄라가 십 대의 문턱을 들어 선 이후부터 엄마는 이 글귀를 늘 가까이 두고 자주 읽어 보고 있단다. 그리고 엄마의 생각과 의지가 행동과 일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
랄라야.
우리 랄라가 태어나서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함께한 시간들은 진정 값지고 행복한 시간들 이였어. 마지막으로 랄라가 좀 멋쩍어하겠지만, 엄마에게는 보석과도 같은 추억을 이야기해줄게. 랄라가 네 살 꼬마였을 때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엄마 아빠 방으로 들어오면서 이렇게 말하는 거야.
"아빠 엄마 아침이 왔어요. 일어나세요! 우리 예쁜 반짝반짝 공주님 엄마."
엄마는 가끔 랄라가 심술을 부리거나 짜증 낼 때 그날을 떠올려. 몽실 통통 사랑스러운 우리 랄라가 이렇게 고운 말 하면서 엄마 품에 안기던 그 순간을 말이야. 그러면 엄마는 눈물이 날 만큼 행복해진단다. 그리고 아무리 랄라가 퉁퉁거려도 마냥 예쁘고 사랑스러워. 우리 랄라여서 그런가 봐. 랄라는 영원히 엄마 아가고, 엄마는 영원히 랄라의 엄마여서 그런가 봐.
우리 랄라. 초등학교 졸업 진심으로 축하해요!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2013.5.24. 금요일
랄라 초등학교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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