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의 책을 찾으며]
몇 개월 전 신문 칼럼에서 피터 드러커의 “경영의 실제 The Practice of Management (1954)"가 언급된 기사를 봤다. 그 칼럼의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CEO에게 요즘 도움이 된 책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바로 그 책이라 했다. 칼럼의 저자는 벌써 반 세기도 더 지난 책이 어떠한 효용이 있는지 특히 급변하는 경영의 환경에서 그것이 궁금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책을 읽었더니 역시 명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나도 그 책이 궁금해졌다. 그 책을 서점앱의 즐겨찾기에 담고 구매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컴퓨터 파일을 정리하다 보니, 10여 년 전에 독서 노트에 버젓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때 읽고 독서노트도 꽤 많이 써 놓은 것이다. 물론 그 내용이 다 휘발되어 사라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무의식 중에 경험한 것들을 단지 일상적인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몸의 기억에 태도의 기억에 남겨놓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인 기억의 영역으로 가면, 나는 그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의 책을 찾으러 도서관으로 가서 또 다른 책을 보게 되었다. 그 책은 “피터 드러커의 최고의 질문(2017)”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피터 드러커의 사상에 대해 프랜시스 헤셀바인(피터 드러커 연구재단을 이어받은 헤셀바인 리더십 연구소의 창립자)과 조안 스나이더 컬(컨설팅 회사 ‘와이 밀레니얼스 매터’의 설립자이자 강연자) 등의 저자가 피터 드러커의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 각자의 생각과 사상을 전개하는 것을 묶어 놓은 책이다.
다섯 가지 질문은 아래와 같다.
1. 미션은 무엇인가 (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2. 고객은 누구인가 (반드시 만족시켜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
3. 고객가치는 무엇인가 (그들은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가?)
4. 결과는 무엇인가 (어떤 결과가 필요하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5. 계획은 무엇인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위 질문에서 당신은 꼭 기업의 경영자가 될 필요는 없다. 그 고객이 당신 자신이 될 수도, 자신의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이 목표하는 그 무엇도 될 수 있다.
위 질문 중 네 번째 항목에서 애덤 브라운(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전 세계 300개 이상의 학교를 설립한 공로로 유엔 행사장에서 2014 올해의 교육기관상을 수상한 ‘약속의 연필 Pencils of Promise'의 창립자)의 생각이 나온다. 그는 막 몇 개의 학교를 설립하던 어느 날, 나이 서른이 될 때까지 ’약속의 연필‘이 서른 개의 학교를 설립하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말을 일기에 썼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2015년 기준)은 200여 개의 학교를 개교했다. 목표를 달성하면 곧 그 목표는 더 커진다. 그리고 더 먼 곳으로 간다. 리더는 그 결승선을 더 멀리 옮기고 그곳으로 가려는 동기가 충만하다고 그는 설명한다.
우리 자신도 그러한 목표들을 세운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목표(꿈)를 점점 더 원대하게 꾸다 보면, 빌게이츠의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한 백신보급에 앞장설 수도 있을 것이며, 가수 션처럼 기부를 위한 삶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위의 다섯 가지 질문을 끊임없이 수정하며 자신의 유한한 삶에서 좀 더 근원적인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결과와 목표는 어떠한 수량 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량 또한 중요한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수량이 존재하지 않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성적인 것의 평가와 인정을 위해서는 수량을 이해해야 할 수밖에 없다.
2025년이 마무리되어 가는 지금, 그 다섯 가지 질문 중 이제 자기 사명서 mission statement를 써야 할 시간이다. 나의 사명은 무엇인가. 나는 왜 존재해야 하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