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가치

[책]

by 김동환

여행을 간다면, 종종 서점을 들른다. 그중 중고 서점 들르기는 내가 좋아하는 취미다. 오래된 서점에서 파스칼의 팡세 책도 샀고, 1967년 판 The aim of education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책도 구할 수 있었으니.


며칠 전 알라딘에 즐겨찾기 해 놓은 책은 고든 리빙스턴의 책이었다. “두려움은 서둘러 찾아오고 용기는 더디게 힘을 낸다 The thing you think you cannot do”라는 책이다. 그의 책을 몇 권 가지고 있기에 또 다른 책도 읽고 싶어졌다. 그는 2015년에 별세했기에 그와는 소통할 수 없지만, 책을 읽으면 꼭 그가 나에게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전히 그의 X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으니, 이런 네트워크화된 세상에는 죽음을 초월한 느슨한 고리가 있는 것임을.


그리고 알라딘 중고 책방에 들러 책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이것은 마치 중고책방을 여기저기 둘러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내가 고른 책들은 다음과 같다.


아서 코난 도일, 셜록홈즈 바스커빌 가문의 개

알랭 드 보통, The course of love

미치 앨봄,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리처드 셸, 와튼스쿨 인생학 강의, 첫 번째 질문

천상병, 귀천

노무현, 진보의 미래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몰입의 즐거움

셸리 케이건, 죽음이란 무엇인가

세바스찬 라시카/바히드 마자리리, 머신러닝 교과서

고든 리빙스턴, 두려움은 서둘러 찾아오고 용기는 더디게 힘을 낸다


이 10권의 책을 고르고 결제한 금액은 17,110원.

좋아하는 책을 10권이나 골라도 2만 원도 안된다. 이러고 보니, 내가 올해 출판한 책들이 팔릴 리가 없다. 이렇게 대가의 책들도 몇 해가 지나면 아무도 보지 않는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책들의 가치는 책에 쓰여있는 가격이나 중고 매장의 라벨의 가격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구매자나 독자가 그 책을 얼마나 마음에 두고 있느냐가 진정한 가격일 것이다.


나는 그 책들을 정성스레 사서 잘 닦고, 천천히 읽어 내려간다. 그리고 내가 올해 출판한 책들도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리라 믿는다. 그러나 아직 서평단 모집은 1명도 되지 않았다. 아마 나의 무리한 홍보 욕심 때문이었으리라.


책의 가치는 내가 그와의 대화에서 얻는 그 무엇이리라. 그것이 다른 사람이나 또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