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변신
“「그럼 이제 어쩐다?」 자문하며 그레고르는 어둠 속을 둘러보았다. 곧 그는 자기가 이제는 도무지 꼼짝을 할 수 없게 되었음을 발견했다.”
비록 육신과 행태가 벌레와 닮아가고 있었음에도 정신만큼은 ‘장남 그레고르’이기 위해 노력했다. 항시 방 바깥에 귀 기울여가며 가족들에게 신경 썼지만 저들에게는 그저 성가신 해충이 쉭쉭대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의도치 않은 방식으로 가정 내 평온을 찾아준, 되돌아보니 마치 순교자의 삶이었다. 주인공의 잦은 심리 변화로 인한 혼란함이 문장 하나하나에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