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굴 예쁜 꽃도 좋지만 향이 좋은 꽃을 유난히 더 좋아한다. 그래서 꽃도 오래 가면서 향도 얼굴도 다 갖춘 난초에 끌린다.
지고페탈륨 멕케이
지고페탈륨 멕케이도 내가 참 좋아하는 향기난초이다. 전설처럼 떠도는 농담으로 아파트 베란다에 멕케이가 피면, 아래층에서 물어본단다. 무슨 꽃냄새가 이렇게 좋냐고.
멕케이가 피면 나는 화분을 거실로 옮겨둔다. 새벽에 일어나 거실에 나갔을 때 거실 가득 고여있는 그 진한 향을 오롯이 즐긴다.
온시디움 트윙클 환타지아
꽃향기를 말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직접 맡아보지 않은 사람에게 향이 어떻다고 설명해주는 건 어렵다. 하지만 환타지아는 달콤한 사탕냄새, 카라멜팝콘향이 섞인 사탕냄새같다. 자잘한 꽃조차 팝콘같아 집어 먹고싶다.
막실라리아 테누이포리아
이 꽃도 향을 표현해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꽃중의 하나다. 이건 코코넛오일 향이 난다. 과자중에 빠다코코넛향 딱 그 냄새이다. 간혹 헤이즐넛 커피향이 난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느끼기엔 코코넛향이 더 가깝다. 향이 좋아서 이 아이는 식탁에 두고 잎이 그리는 동양적인 선과 코코넛오일향을 즐긴다.
브라사볼라 노도사
낮에만 향이 나는 난초가 많다보니,밤에 집에 오는 식집사들은 난초향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밤에 향이 나는 풍난 뿐만 아니라 노도사도 추천한다. 하얗고 예쁜 아이가 밤이 되면 진한 계피맛사탕향을 내뿜는다.
엔시클리아 프라그랑스
모든 꽃향기가 다 좋게 느껴지는건 아니다. 엔시클리아속은 대개 좋은 향 나는게 많지만 내가 키우는 프라그랑스는 이름과 달리 오전에는 향이 너무 진해서 마치 고양이오줌 냄새 덮으려고 그 위에 코티분(옛날 엄마들이 쓰던 파우더형 화장품) 뿌려둔 것 같은 냄새가 난다. 심지어 향도 강해서 그게 피면 오전에 베란다 문열기가 겁난다. 그나마 다행인건 오후에는 향이 약해져서 오줌냄새는 빠지고 코티분 냄새만 난다는 거다.
독서환경
집에서 주부인 나의 공간은 식탁이다. 집안 일 끝내고 앉아
쉬거나 책을 읽을 때도, 폰을 볼 때도, 식탁에 향기나는 난초를 몇개 가져다두고 킁킁 향을 맡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