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사장님이 직접 해도 되는 마케팅, 하면 안 되는 마케팅
사장님들과 마케팅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화는 자연스럽게 광고로 흘러간다. 검색 광고, SNS 광고, 배너 광고 등등. 그래서 마케팅이라고 하면 광고를 더 하느냐, 줄이느냐의 문제로 이야기가 정리된다. 이 생각이 틀린 건 아니다. 광고는 분명 효과가 있다. 다만, 요즘 마케팅은 그 한 가지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광고는 사람을 데려올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이 무엇을 보고, 어떤 판단을 하고, 다시 올지 말지를 결정하는 데까지는 책임지지 않는다. 그래서 디지털 마케팅은 하나의 수단이 아니라 ‘역할이 나뉜 구조’로 돌아간다. 이 구조를 업계에서는 트리플 미디어(Triple Media) 전략이라고 부른다. 이름은 조금 어렵지만, 구조 자체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트리플 미디어는 마케팅 채널을 세 가지로 나눈 개념이다.
1. Paid Media – 돈을 내고 노출되는 매체
2. Owned Media – 내가 직접 운영하는 매체
3. Earned Media – 고객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주는 매체
이 세 가지가 따로 움직이지 않고 연결되어 돌아갈 때 마케팅은 안정된다. 하나씩 살펴보자.
[Paid Media – 돈으로 사람을 데려오는 장치]
Paid Media는 사장님들이 가장 익숙한 영역이다.
· 검색 광고
· SNS 광고
· 배너, 영상 광고
이러한 매체들을 가리킨다. 돈을 쓰면 사람을 데려올 수 있다. 속도가 빠르고, 성과가 바로 보인다. 그래서 처음 장사할 때, 혹은 매출이 급할 때 가장 먼저 손이 간다. 다만 Paid Media의 역할은 분명하다.
‘첫 방문 까지만 책임진다.’
광고는 가게를 알리는 데는 강하지만, 가게를 믿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래서 광고만 의존하면 이런 상태가 된다.
· 광고를 끄면 매출도 같이 줄고
· 광고비는 점점 늘어나고
· 불안감은 더 커진다
이건 광고 운영을 잘못한게 아니다. Paid Media를 혼자 일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Paid Media는 혼자서는 가게를 살릴 수 없지만, 다른 역할과 함께 움직일 때 강력해진다. 광고는 사람을 데려오는 역할만 맡기고, 그 이후는 다른 장치가 이어 받아야 한다. 그래서 요즘 마케팅에서는 Paid Media를 ‘전부’가 아니라 ‘출발점’으로 쓴다. 이제 다음 단계에서 그 출발점을 어디로 이어줘야 하는지 보자.
[Owned Media – 가게의 얼굴이 되는 공간]
Owned Media는 사장님이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채널이다.
· 가게 인스타그램
· 블로그
· 홈페이지
· 네이버 플레이스
광고를 보고 들어온 사람은 거의 반드시 이 공간을 본다. 이때 손님은 버튼을 누르기 전에 이런 질문을 한다.
· 이 가게는 뭘 하는 곳이지?
· 믿을 수 있나?
· 다른 가게랑 뭐가 다르지?
Owned Media의 역할은 ‘잘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한눈에 이해되게 보여주는 것이다. 많은 가게들이 광고는 잘하는데 Owned Media는 비어 있다. 그래서 돈 들여 데려온 손님이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떠난다.
[Earned Media – 손님이 대신 말해주는 힘]
Earned Media는 사장님이 직접 만들 수 없는 영역이다.
· 리뷰
· 후기
· 입소문
· 재방문
이건 돈으로 바로 살 수 없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 번 쌓이면 세 가지 중 가장 강력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광고보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더 믿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Earned Media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의 두 가지 구조가 있어야 비로소 쌓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한 가지만 하는 가게’는 문제가 발생 할 수 있다. 마케팅이 늘 불안한 가게들은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 광고만 계속하는 가게
· SNS만 열심히 하는 가게
· 리뷰만 늘리려고 애쓰는 가게
이 셋 중 하나만 붙잡고 있다. 그래서 마케팅이 항상 불안정하다. 트리플 미디어 전략의 핵심은 간단하다. 세 가지가 역할을 나눠서 돌아가야 한다.
Paid Media로 알리고 ->
Owned Media에서 신뢰를 만들고 ->
Earned Media로 확산 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가 만들어지면 광고는 ‘의존 대상’이 아니라 ‘보조 수단’이 된다. 그래서 광고를 줄여도 가게는 바로 흔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사장님이 트리플 미디어 구조를 이해하면 마케팅에 대한 시야가 보다 넓어지게 된다. 특히 대행사로 부터 제안을 받거나 상담을 행할 때 아주 유리하다.
[트리플 미디어 활용 사례]
지방의 소도시에 위치한 키즈 펜션은 관광지라고 부르기엔 애매하고, 주말 아니면 조용한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이 펜션의 가장 큰 고민은 비수기와 평일이었다. 성수기엔 예약이 꽉 차서 바빴지만, 문제는 그 외의 날들이었다. 광고를 안 하면 너무 조용했다. 그래서 사장님은 광고를 ‘늘리는 것’ 대신 구조를 바꾸는 쪽을 선택했다.
01. Paid Media
이 키즈 펜션이 선택한 광고는 아주 단순했다.
‘OO 키즈 펜션’
‘OO 아이랑 갈 숙소’
‘수영장 있는 가족 펜션’
아이를 둔 부모가 실제로 검색할 만한 키워드만 골라 소액으로 검색 광고를 운영했다. 목표는 명확했다. 예약 전까지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더 살펴보게 만드는 것이었다. 광고 문구에도 할인이나 자극적인 표현은 없었다.
02. Owned Media
광고를 클릭한 부모들은 곧바로 예약하지 않았다. 대부분 네이버 플레이스, 홈페이지, 블로그를 오가며 꼼꼼하게 확인했다. 여기에는 이런 정보들이 정리돼 있었다.
· 객실 구조와 안전 장치
· 아이 전용 놀이시설 사진
· 부모 후기가 많은 리뷰 캡처
· 실제 이용 스케줄과 주의사항
화려한 사진보다 ‘아이 기준 설명’이 중심이었다. 광고에서 본 이미지와 채널에서 확인한 정보가 서로 어긋나지 않았다. 부모들은 “여긴 준비가 돼 있구나”라는 확신을 얻었다.
03. Earned Media
숙박이 끝난 뒤 사장님은 리뷰 이벤트를 하지 않았다. “리뷰 남기면 할인” 같은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체크아웃 안내 문자에 이 문장 하나를 넣었다.
“아이 이용 기준으로 불편했던 점이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반영하겠습니다.”
이 말은 리뷰를 달라는 요청이 아니라 의견을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런데, 부모 입장에서는 이 말이 이렇게 들렸다.
‘고객 편의를 위해 노력하는 곳이구나.’
그렇다고 리뷰가 빠르게 늘지는 않았다. 그날 바로 리뷰를 남기는 부모도 있었고, 며칠 뒤에 리뷰를 남기는 부모도 있었다. 하지만, 남겨진 내용의 방향은 비슷했다.
“아이랑 오기 정말 편했어요.”
“사진보다 실제가 더 안전하게 느껴졌어요.”
“부모 입장에서 많이 고민한 곳 같아요.”
이 후기들은 키즈 펜션을 검색해 보는 부모들에게 선택의 이유가 됐다. 키즈 펜션의 고객은 부모다. 부모는 즉흥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광고보다 확인을 먼저 한다. 그래서 트리플 미디어 구조는 키즈 펜션처럼 신중한 소비가 일어나는 업종에서 특히 강하게 작동한다. 그래서 이곳은 광고를 꺼도 예약이 완전히 끊기지 않았다. 광고는 빈 날짜를 채우는 도구였고, 가게를 떠받치는 생명줄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광고 -> 확인-> 경험 -> 후기”
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미 이런 인식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렇듯 요즘 마케팅은 많이 하는 게임이 아니다. 구조를 이해하는 게임이다. 트리플 미디어 전략은 마케팅을 잘하라고 만든 개념이 아니라, 사장님이 덜 흔들리게 하려고 만든 지도다. 이 구조를 이해하는 순간, 사장님은 마케팅을 ‘쫓는 사람’이 아니라 판을 보는 사람이 된다. 다음 장에서는 이 세 가지가 어떻게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지, 잘되는 가게들은 이 구조를 어떻게 굴리고 있는지 구체적인 예로 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