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사장님이 직접 해도 되는 마케팅, 하면 안 되는 마케팅
“이걸 왜 사장님이 하고 계시지?”
가게 상담을 하다 보면 마케팅이 잘 안 되는 사장님에게 공통으로 나오는 장면이 있다. 사장님이 마케팅의 결정자가 아니라 실무자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진을 직접 찍고, 문구를 직접 쓰고, 광고 관리자 화면을 직접 만지며 이렇게 말한다.
“이건 내가 해야죠. 내 가게인데.”
그 마음은 너무 이해된다. 문제는 그 선택이 가게를 살리는 방향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장님들이 가장 많이 직접 하는 마케팅 업무는 대부분 아래 세 가지다.
1) 채널 운영
- 인스타그램, 블로그, 네이버 플레이스 관리
- 오늘 올릴지, 내일 올릴지 일정 고민
- 조회 수, 좋아요 수 확인
그런데 이건 말그대로 운영이지 전략이 아니다. 운영이라는 말은 ‘누가 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일’이라는 뜻이다. 채널 운영의 목적은 단순하다. 정해진 방향을 빠짐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문제는 사장님이 이 운영을 직접 하면서 이걸 전략이라고 착각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운영과 전략은 역할이 완전히 다르다 운영은 “정해진 걸 빠짐없이 하느냐”의 문제다. 전략은 “무엇을 정할 것인가”의 문제다. 예를 들어보자.
- 오늘 사진을 올릴까, 내일 올릴까 → 운영의 질문
- 우리 가게는 ‘맛집’으로 기억될지, ‘편한 곳’으로 기억될지 → 전략의 질문
- 조회 수가 올랐나, 좋아요가 늘었나 → 운영의 확인
- 이 채널이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고 있나 → 전략의 판단
이것들 중에서 사장님이 붙잡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두번째 ‘전략의 질문’이다. 때문에 사장님이 전략이 아닌 운영에 매달릴 때는 하루가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오늘 올릴까 말까…”
“사진을 하나 더 보정할까…”
“어제보다 좋아요가 줄었네…”
시간은 쓰였지만 가게는 아무 방향으로도 움직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운영은 ‘방향을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운영은 이미 정해진 길을 잘 걷는 일이고, 전략은 아예 길을 다시 정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사장님은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운영이 아니라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 이 채널은 예약을 만들기 위한 채널인가, 신뢰를 쌓기 위한 채널인가
- 우리는 화려해 보이고 싶은가, 솔직해 보이고 싶은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 전략이다. 그래서 운영은 대행사에 맡기고, 전략만 사장님 본인이 쥐고 있어야 한다. 채널 운영은 사장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채널의 방향은 사장님만 정할 수 있다.
2) 반복 업무
- 사진 리사이즈
- 문구 수정
- 댓글, DM 답변
- 광고 보고서 확인
이 일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결정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일이라는 점이다.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일이 사장님의 시간을 가장 조용하게, 가장 많이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복 업무는 ‘가게를 바꾸지 못하는 일’이다. 반복 업무의 특징은 명확하다. 해도 가게가 달라지지 않고, 안 해도 당장 큰일은 없고, 계속하지 않으면 불안해 진다. 그래서 사장님은 이 일을 붙잡는다.
“이 정도는 내가 직접 해야지.”
“이건 맡기기엔 애매하지 않나?”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반복 업무는 가게의 방향도, 구조도 바꾸지 못한다. 사진을 한 장 더 다듬는다고 가게의 포지션이 달라지지 않는다. 댓글을 하나 더 단다고 손님 층이 바뀌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장님이 반복 업무에 빠지는 이유는 대부분 이 때문이다.
“이건 내가 제일 잘 아니까.”
맞다. 사장님이 제일 잘 안다. 그런데, 그래서 더 위험하다. 잘 아는 만큼 더 신경 쓰게 되고, 더 자주 확인하게 되고, 결국 하루가 잘게 쪼개진다. 반복 업무는 사장님의 집중력을 조각낸다. 때문에 반복 업무에서 사장님이 해야 할 일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다. 기준을 만들고, 결과만 보는 것이다.
- 댓글·DM 답변의 기본 톤은 무엇인가
- 어디까지 응대하고, 어디서 선을 긋는가
- 광고 성과는 어떤 지표 까지만 볼 것인가
이 기준이 있으면 반복 업무는 위임할 수 있다. 반복 업무를 맡긴다는 건, 무관심이 아니다. 손을 놓는 게 아니다. 사장님은 이렇게만 보면 된다.
- 주 단위 요약
- 패턴 변화
- 이상 징후
이 정도면 충분하다. 그 시간에 사장님이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메뉴를 하나 줄일지 말지, 가격을 손볼지 말지, 가게가 너무 복잡해지지 않았는지, 이런 결정들은 반복 업무를 아무리 잘해도 절대 대신해주지 않는다. 반복 업무는 열심히 할수록 ‘유지’만 잘된다. 하지만 사장님의 역할은 유지가 아니라 변화다. 사장님의 시간이 반복 업무에서 빠져나올수록 가게는 비로소 앞으로 움직인다.
3) 기술적인 실행 영역
- 광고 세팅값 조정
- 키워드 추가·삭제
- 예산 분배
이 영역은 숙련도의 영역 이다. 사장님이 직접 하기에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숙달하기 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이 키워드, 빼도 되는 거야?”
“예산을 여기로 옮기면 안 되나?”
“이 수치는 괜찮은 건지 모르겠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이 줄을 잇는다. 때문에 사장님이 이 영역에 직접 개입하면 마케팅은 기준 없이 예산이 자주 바뀌고, 감정에 따라 키워드가 조정되며, 하루 단위로 세팅값이 흔들린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사장님은 숫자를 ‘의미’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이 숫자가 떨어졌다는 건 우리 가게가 별로라는 뜻 아닐까?”
그래서 예산 조정을 가장 많이 건들게 된다.
“오늘 반응 안 좋은데 줄이자.”
“이쪽에 조금 더 써보자.”
그런데, 이 결정들은 대부분 근거가 아니라 불안에서 나온다. 광고는 일정 기간 쌓여야 판단이 가능한데, 사장님이 개입할수록 그 기간이 확보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 광고는 안 맞는 것 같아’라는 성급한 결론만 남는다. 그러한 실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사장님이 이 영역에서 예산과 기술적인 영역에 손을 대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 이번 광고의 목적은 무엇인가 (노출, 방문, 예약 중 하나)
- 어느 정도 손해까지 감수할 수 있는가
- 언제까지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인가
이 기준만 정해주면 세팅값, 키워드, 예산 조정은 대행사 담당자가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인다.
[내가 하면 돈 아낀다”는 착각의 구조]
사장님들이 마케팅을 직접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맡기면 돈이 들잖아요.”
여기서 계산이 한 번 틀어진다. 눈에 보이는 비용, 그러니까 대행비와 인건비는 확실히 줄어든다. 하지만, 눈에 잘 안 보이는 비용이 생긴다.
- 결정이 늦어져 놓친 타이밍
- 실행이 밀려 생기지 않은 데이터
- 마케팅에 묶여 못 고친 가게 문제
그리고, 가장 큰 비용은 사장님의 시간이다. 사장님이 하루 2시간씩 마케팅 실무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한 달이면 약 60시간이다. 그 시간에 직원 교육, 동선 개선, 메뉴 구성, 가격 구조, 이 중 하나라도 손봤다면 매출 구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사장님이 마케팅을 직접 하면 의사결정 구조가 이렇게 변한다.
* 실무자일 때 : 생각하고 실행 / 틀리면 수정
* 사장님일 때 : 생각 -> 고민 -> 보류 -> 다시 고민
사장님은 한 가지 결정만 보지 않는다.
“이 문구 괜찮나?”
-> 브랜드 이미지랑 맞나
-> 손님이 오해하진 않을까
-> 나중에 문제 되진 않을까
좋은 고민이지만, 마케팅 실행 단계에서는 과한 판단이 된다. 마케팅은 준비도 철저해야 하지만, 그만큼 잘 실행되고 돌아가야 살아남는다.
[그래서 사장님은 어디까지만 해야 할까]
사장님은 마케팅의 ‘방향’까지만 설정하고, 대행사 담당자는는 ‘방법’을 맡는 것이다. 사장님이 반드시 해야 할 영역은 우리 가게는 어떤 손님을 남기고 싶은지, 싸게 보일지, 믿어 보이게 할지, 많이 알릴지 아니면 깊게 기억될지만 고민하면 된다. 반대로 광고 소재를 어떻게 올릴지, 몇 시에 올릴지, 어떤 형식으로 반복할지는 맡기면 된다.
위임은 비용이 아니라, 속도를 사는 선택이다. 위임은 “나는 모르겠다”가 아니라 “나는 더 중요한 걸 보겠다”는 선언이다. 사장님이 손을 떼야 마케팅은 돌아가고, 데이터는 쌓이고, 가게는 중심을 되찾는다. 마케팅을 직접 하는 순간, 사장님은 가게의 중심에서 밀려난다. 사장님의 자리는 키보드 앞이 아니라 결정의 중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