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회고

by 장아람

하나. 2024년 하반기엔 마음이 바쁜 날이 많았다. 퇴근해도, 주말에도 늘 '과제'가 있었다. 회사에서 미처 다쳐내지 못한 일이라던지, '이슈를 못 따라갔으니 이슈 팔로업 해야지, 요즘 책을 통 못 읽어서 오늘은 책 읽어야지, 영화를 보고는 싶은데 뭘 보지...' 둥둥 떠 다니는 생각들로 마음이 찼다. 평온한 마음으로 진득하게 다큐멘터리를 보고 '호오 너무 좋다' 충만감을 느껴본 적이 언제였던가 몸은 쉬어도 진득한 마음이 없었다. 12월 중순이었을까. 퇴근하고 작정하고 침대로 갔다. 아무것도 안 하고 쉴 거야.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지식 콘텐츠. B주류경제학 잡지 편이었다. 썸넬 문구 '인스타 매거진의 시대, 아이즈맥이 중앙과 손잡은 이유'. 궁금하던 포인트를 정확하게 적었다. 디지털의 선두주자 아이즈매거진이 레거시 중앙과 조인트 벤처를 만들었다는 건 올 초였던가 기사로 봤다. 서로의 필요를 충족하는 협력이라는 건 알겠지만 어떻게 손을 잡았는지, 성공 사례가 될지 궁금했다. 오랜만이다. 콘텐츠를 보고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는 감각. 적는 것만으로도 생각은 선명해진다. 나를 충만하게 하고 웃게 하는 콘텐츠 사이에서 쓰고 싶은 나를 발견한다.


캡처.JPG 머니그라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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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출연한 HLL중앙 강주연 대표는 지금 커리어까지 오게 된 스토리를 풀었다. 첫 커리어는 여성복 디자인실에서 시작했다. 재미있어하는 일을 따라 파란만장하게 런던 유학길에 오르고, 직접 노크해서 하퍼스 바자 런던 통신원을 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천직으로 알고 일해왔다고. 언젠가부터 아등바등 살지 말고 흘러가는 대로 살자, 성실하게 가다 보면 뭔가 되어있겠지 긍정의 믿음 같은 게 있었다. 그렇게 근래에 커리어 방향성, 하고 싶은 걸 생각하는 일을 내려놓고 살았나. 욕구와 취향이 흐릿해졌다. 저 멀리 좌표를 찍고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취향이 선명해져야 지금을 더 흥미롭게 느낄 수 있다. 욕구와 취향을 되찾자.



2024 독서 기록 결산


1. 에세이/직업으로서의 소설가/무라카미 하루키

2. 에세이/별게 다 영감/이승희

3. 에세이/기획자의 독서/김도영

4. 매거진/브랜드 B(룰루레몬)

5. 에세이/날마다, 브랜드/임태수

6. 에세이/글쓰기의 쓸모/손현

7. 마케팅 전략/인간적인 브랜드가 살아남는다/마크 W. 셰퍼

8. 에세이/일놀놀일/김규림 이승희

9. 디자인/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임태수

10. 자기 계발/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이상인

11. 트렌드/2024 콘텐츠가 전부다/노가영

12. 에세이/영화는 무엇이 될 것인가?/전주국제영화제 2021

13. 에세이/나를 채운 어떤 것/독립출판 77pages

14. 소설/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이와사키 나쓰미

15. 에세이/태도의 말들/엄지혜

16. 에세이/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정지우

17. 소설/2024 15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가 미발표 미니픽션

18. 에세이/콘셉트라이팅/노윤주

19. 에세이/평범한 결혼생활/임경선



24년엔 총 19권의 책을 읽었다. 19권 중 절반 이상을 상반기에 읽었다. 하반기엔 미처 다 읽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들이 많다. 책상과 침대 옆에서 읽히기를 기다리는 책들이 눈에 밟힌다. 25년엔 부담 없이 툭툭 읽어봐야지.



셋. 4월에 방송을 론칭하고 37회까지 왔다. 매주 한 회차씩 제작하다 보니 벌써 40회에 가까워졌다. 꽤 다양한 시도를 했다. 우리 방송의 시청 기반을 만들려고 회사 유튜브 계정에서 벗어나 뉴스레터를 만들었다. 쇼츠는 110만 회를 넘긴 것도 있고, 유튜브 투표로 온라인 참여를 만들고 있다. 방송 내용 기반으로 책도 정리 중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5에 브랜드의 물성화가 있던데. 콘텐츠던 브랜드던 텍스트로 접하면 그 기억은 오래 간직된다.



넷. 언젠가 책에서 봤다. '시간은 이음새 없이 한줄기로 흐를 뿐인데 시간을 나누는 게 무슨 의미인가' 그럼에도 잠시 멈춰 과거를 돌아보고 오지 않은 미래를 다짐하는 건, 그것만으로도 삶은 생기를 얻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하고 몇 가지를 다짐해 보는데 그중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크고 작은 성취'를 기록하는 것. 콘텐츠를 보고 든 생각이랄지, 어떤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한 발견이랄지.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성취들은 선명하게 내 것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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