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7 스타일

지브리 스타일로 그려줘

by Thinker


요새는 Ai로 그린 그림들을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Ai가 활성화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회사에서든, 개인의 생산성을 위해서든
저 역시 꾸준히 ai를 익히고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어느새
사람들 사이에서도 격차가 벌어졌다는 걸 실감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ai를
마치 익숙한 도구처럼 자연스럽게 쓰고,

어떤 사람들은 기능은 알아도
정작 어디에 써야 할지 몰라
멀뚱히 프롬프트 입력창만 바라보기도 합니다.
(제 옆자리 동료가 딱 그랬습니다.)


모두가 그렇듯
뒤쳐지는 기분이란 썩 좋지 않죠.


사람마다 각자 장점이 있는데도,
어떤 재능이나 기술이 꼭 필요할 때면
나의 쓸모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데요,


ai가 등장하면서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하기 시작한 듯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든, 글을 쓰는 작가든
마찬가지로 말이죠.


Ai가 순식간에 만드는
퀄리티 높은, 비슷비슷한 스타일의 작품들을 보며
사람들은 놀람과 동시에 불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또, ai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 기술을 마치 마법처럼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반면 ai를 잘 아는 사람일수록
그 한계와 위험성을 민감하게 인식한다고 하죠.

예를 들어
ai를 사용할 때
원하는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오류가 생기기도 하고,
발생하는 환경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지브리 스타일로 만들어줘'라는
프롬프트가 유행하면서
ai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자연스럽게
ai에 접근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지브리 스타일'은
모두에게 친숙한 애니메이션 스타일이기에
누구나 쉽게 만화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외모에 자신 없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프로필 사진으로도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남자친구, 남편, 아이들의 사진을
프로필에 올리지 않던 사람들이
지브리 스타일로 바꿔 올리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작권 문제로
'특정 작가의 스타일로 바꿔줘'라는 프롬프트는
이제 일부 ai 서비스에서는 불가능해졌습니다.


Ai가 특정 작가의 스타일을 모방하는 프롬프트 사용은

실제로 저작권 침해 논란과 소송으로 이어집니다.

최근 미국 법원에서는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만든 작품에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결하기도 했죠.


그럼에도 여전히
이런 기능을 우회해서 쓰는 방법은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저는 디자이너의 역할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디자이너는 미의 기준을 제시하고,
클라이언트와의 대화를 주도하며,
ai가 만들어낸 결과물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할 권한이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ai를 '도구'로서
인간의 창의성과 결합시킬 때
오히려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다만 조금 더 생각해보고 싶은 지점은
작가의 영역입니다.

요즘은 작가와 디자이너의 경계가
많이 흐려지긴 했지만,
보편적인 의미에서 작가의 역할을 고려해 봤을 때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직업은
정말 끝난 걸까요?


많은 사람들의 걱정처럼 작가는 필요 없게 될까요?


아니면, 누군가의 스타일이란
결국 지금까지의 여러 가지를 조합해
모방하고 변형한 것 중 하나에 불과하니,

더 많은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는 ai 앞에
인간은 무력한 2류 창작자가 되는 걸까요?


아니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억지로 노동의 숭고함을 떠올리며
정신승리를 해야 하는 걸까요?


그림 그리는 아이를 떠올려봅니다.
그 아이의 그림이 뿌듯한 이유는
ai보다 더 잘 그려서가 아닙니다.

그림에는 사람의 존재, 그리는 행위, 그리고 시간이 담깁니다.
이건 정말 특별한 일입니다.

방금 낙서한 그림에
권리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어색할지 몰라도
사실은 바로 그 순간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절대적인 작품과 작가의 권리가 생겨납니다.


실제 실험에서도
같은 작품을 볼 때
'이걸 사람이 만들었다'라고 믿는 경우
예술적 깊이와 가치 평가가 훨씬 높게 나타난다고 하죠.

예술의 가치는 결과물뿐 아니라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가'에 크게 좌우되는 것을

사람들도 알고 있습니다.


태어나 처음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그림을 우리가 사랑하는 한,

사람이 만든 그림의 시대는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작가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역사적으로도 사진,
컴퓨터 그래픽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예술의 종말'이 논의됐지만,
인간들은 오히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왔습니다.


Ai와 작가가 함께하는 미래에는

분명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결과물이 있을 수 도 있겠습니다.


저는 작가들이 반드시 살아남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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