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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다 May 09. 2021

가격이 아닌 가치로 소비하는 시대

‘어떻게 팔 것인가?’ 대한 고민

1. 소확행의 또 다른 의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로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주는 작은 것들을 의미하는 소확행이 한창 유행이었다. #소확행 이 SNS 피드를 도배하면서 #갓성비 #혜자템 과 같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최대 만족을 줄 수 있는 상품들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물론 소확행이라는 표현은 꾸준히 사용되고 있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은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단순히 가격이 주는 이점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사람들은, 특히 모든 기업에서 사로잡고 싶어 하는 MZ세대는 더더욱 물건을 선택할 때 얼마나 더 저렴한가 보다는 그 제품이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따진다. 그래서 나는 소확행을 소소한 것이 아닌 ‘소신 있는’ 선택이라고 부르고 싶다.



2. 소신 있는 선택

[첫 번째 소신 -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

 가방 하나에 몇 백만 원, 티셔츠 하나에 십만 원이 훌쩍 넘는 명품을 구매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났다. 돈 많은 사람들이 명품을 쉽게 사는 것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흔한 일이지만, 요즘은 부모님의 용돈을 받는 10대까지도 명품 한 두 개씩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명품을 구매한 고객 중 2030 세대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기사들을 보면, 명품을 소비하는 연령대의 폭도 넓어지고 주 고객의 연령층이 낮아졌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소비문화에는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시하는 태도, 과시하고 싶어 하는 플렉스 경쟁과 같은 다소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가방 여러 개(여러 개가 매우 많을 수도 있지만) 살 돈으로 정말 갖고 싶은 명품 가방 하나를 사거나, 잘 입고 쓴 명품을 중고 시장에 되파는 등 나름 합리적인 방법의 소비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로 내 지인은 아미, 메종키츠네 등과 같은 브랜드의 옷을 해외직구로 구매한 후 태그도 떼지 않고 깨끗하게 입은 다음 적당한 가격에 다시 판매한다. 다소 번거로울 수 있지만, 나에게 약간의 과시와 질 좋은 옷을 입을 수 있다는 만족감이라는 가치를 주는 선택을 한 것이다.


[두 번째 소신 - 나를 보여주는 브랜드]

 그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이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고, 나의 가치관을 대변한다. 브랜드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 '자유분방함'이나 '환경친화적'과 같은 특징들이 그 제품을 사용하는 나에게도 적용되어 개성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마치 SNS처럼 제품이 해시태그가 되어 나를 수식한다고나 할까.

 이러한 이미지는 브랜드가 제품, 광고, 소통 방식, 비전과 가치 등 고객과의 접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의 형태를 통해 형성된다. 그 접점은 온라인이 될 수도 있고 오프라인이 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프라이탁 - #착한소비 #업사이클링

출처: 프라이탁 공식 사이트

5년 이상 된 화물차 덮개와 자동차 안전벨트, 고무 튜브 등을 재활용해서 만든 가방.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디자인이라는 희소성과 의식 있는 소비라는 트렌드가 맞물려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2) 현대카드 - #디자인라이브러리 #문화공간

출처: 현대카드  DIVE

현대카드를 소지한 사람만 출입이 가능한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흔치 않은 디자인 서적들을 보유한, 구경할 맛 나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현대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감각적이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



3) 하우스 도산 - #기묘한데 #힙해

출처: 월간 SPACE (공간)

끊임없이 새로움에 도전하고 대중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겠다는 젠틀몬스터. 새로운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도 그 과정 중에 하나로, 하우스 도산이라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브랜드는 미래지향적이고 트렌디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프라이탁'을 무심하게 걸쳐주고, 하우스 도산에서 '현대카드'로 결제한, 마치 조각처럼 전시되어 있는 '누데이크' 케이크의 인증샷을 열심히 찍는다. 이러한 행위는 각각의 브랜드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만든 아이덴티티에 공감하고 매력을 느낀 사람들에 의해 자연스레 이뤄지는 것이다.

 '저는 이 브랜드가 좋아요.'라는 말에는 단순히 디자인이 예뻐서에 그치지 않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소신 - 지독한 콘셉트에 끌려]

 누가 봐도 사람이 들어있는 펭귄 인형이지만 꿋꿋하게 남극에서 온 펭귄임을 주장하는 '펭수'와 왕국을 만들어 그 안에 빙그레의 제품을 의인화 한 캐릭터를 담은 '빙그레' 등 콘셉트에 진심인 브랜드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아래에서 소개할 브랜드 역시 확실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데, 디자인은 물론 제품 설명까지 지독하게 그 콘셉트에 충실하다.

출처: 29CM

가상의 비디오 렌털숍 직원이 말하는 듯한 상품 설명과 '대표님이 하나하나 분해 조립해서 만드신'과 같은 디테일이 재미있다.



3. 결국은 브랜딩

 어떤 물건을 구입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그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는 것은 내가 그것에서 가치를 느껴서이다. 비용과 노력을 들여서라도 선택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브랜딩인 것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브랜드가 쏟아지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기 위해서는 치열한 고민과 지독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참고

월간 SPACE(공간) - 브랜드의 세계관을 연결한 퓨처 리테일을 꿈꾸다: 하우스 도산

https://vmspace.com/report/report_view.html?base_seq=MTM5OA==

대학내일 - MZ세대는 왜 이렇게 컨셉에 과몰입하는 걸까?

https://univ20.com/107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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