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디자이너 이직 준비 2편 -이력서

by 채오니

이직을 준비하면서 꽤 많은 글을 읽었다. 이력서 작성법, 경력기술서 구성 방식, 자기소개서 전략 등등.. 각자의 경험과 조언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내용도 조금씩 달랐다. 그렇지만 반드시 담아야 하는 내용들, 최소한의 기본 항목은 있었다. 그리고 그 기본에 본인만의 킥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 글에서는 내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한 이력서와 경력기술서 작성법을 정리해 보았다.




이력서/경력기술서에서 중요한 건 “핵심 역량 + 성과”

- 나는 어떤 사람인가
- 무엇을 해왔는가
- 그래서 어떤 성과를 냈는가


이 세 가지를 보기 좋게 글로 구성한 것이 경력기술서다. 처음에는 디자이너는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는데, 이력서나 경력기술서가 그렇게 중요할까?라고 생각했었다. 아주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이력서에 적힌 경력 기간과 해왔던 일들을 바탕으로 1차적인 필터링이 진행되기에 꼼꼼히, 전략적으로 잘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건 의미가 없다. 상대방이 궁금한 것은 ‘그래서 당신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뭔데?’다. 전 이런 이런 경험들을 해왔는데, 지금 이런 이런 일을 해본 사람 찾고 있죠? 그래서 제가 바로 적임자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의 경험들을 가고 싶은 회사와 직무에 맞춰 구성하는 것이 좋다. 억지로 없는 얘기를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해당 회사의 언어에 맞게 내 이야기를 정리해서 보여주는 느낌이다. 뚜렷하게 가고 싶은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의 JD를 기반으로 정리하고, 아니라면 해당 직무를 구하는 여러 회사의 JD를 보고 어느 정도 공통되는 부분을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

image.png 작성했던 경력기술서 양식

위에서 말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력서의 각 항목에 넣을 기본적인 틀을 정리했다. 맨 앞에 내가 일을 바라보는 태도와 같은 간단한 소개와 핵심 역량(직무상 강점)을 요약해서 보여줬다. 아래 업무 상세 파트에는 가장 최근부터 회사에서 한 프로젝트를 정리했는데, 신기능 출시냐 기존 기능 개선이냐에 따라 세부적인 항목은 조금 다르게 적었다. 기본적으로는 각 프로젝트에서 맡았던 역할과 해당 프로젝트로 얻은 정량 및 정성적 성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경력 정리와 연결점 찾기

이렇게 정리하기 위해서 우선 내가 해온 일을 전부 나열해 보았다. 그걸 그대로 옮겨 적는 게 아니라 서류를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하는 게 필요했다. 특히 나 같은 경우 직무를 전환했는데, ‘정말 우리가 찾는 포지션을 실제로 경험했는가’의 측면에서 보면 턱없이 부족해서 큰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전에 하던 일들이 아예 무관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했고, 그 경력을 완전히 배제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처음 직무를 전환할 때나 전환하고 나서 많은 경험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력을 정리해야 할 때는 경력 한 줄 한 줄이 소중했다. 그래서 내가 해왔던 일들이 어떻게 연관이 있고,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어떤 연결고리를 만들어 줬는지 잘 풀어내고자 했다.

예를 들면 이전 회사에서 콘텐츠 디자인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간략히 XX 콘텐츠 디자인이라고 적기보다는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했던 목적이나 문제 상황에 대해 적고 그에 따른 결과를 적는 식이다. 어떤 수치나 논리적 전개가 어려운 경우에는 소통이나 협업 같이 소프트 스킬 위주로 풀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너무 이것저것 잡다하게 적으면 전문성이 떨어져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보다는 펼쳐진 재료들을 조화를 이루게 한데 모아주는 것에 집중했다. 스타트업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업무를 맡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해본 사람을 선호하기도 한다. 덕분에 이런 경험들을 좋게 봐준 회사들과는 면접에서도 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다.




이력서 = 설득하는 문서

이력서/경력기술서는 나 이거 했어요! 저것도 했어요!라고 외치는 게 아니라, 나의 이런 경험들이 당신 회사에 이렇게 도움이 될 거야~라고 설득하는 역할을 한다. 내가 해온 일을 나열하는 대신 내가 해결해 온 문제를 말하고, 성과를 자랑만 하기보다는 다음 회사에서 만들 결과를 이야기하기. 그것이 본인만의 킥이 될 수 있다.








D28E3A6C-2AEA-4F23-9C77-9C71CF5DAD96.PNG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직 준비 과정에서 거듭해서 이력서를 고치는 과정은 단순히 문장을 다듬는 일만은 아니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잘하고 어떤 일을 계속하고 싶은지 스스로 정의하는 시간이었다. 당장 이직을 해야 하고, 지원서를 내는 것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내가 걸어온 발자취를 정리해 보는 것만으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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