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범인은 이안에 있다'
해외여행은 국내여행보다 더욱 큰 즐거움과 색다름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해외여행이 국내여행보다 어려운 점이 많기도 합니다. 언어적 한계부터 문화적 차이, 문제를 겪었을 때 해결하는 방법과 수단의 부족이 해결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막막하게 되죠.
이러한 해외여행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고, 그에 따라 해외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범죄피해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 년에 2,200만 명이 해외로 여행을 가고, 매 해 8천 건 이상의 한인 대상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살펴보면, 해외에서의 우리나라 국민들의 범죄피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몹시 아쉬운 경우가 많았죠. 특히, 올해 초 대만에 관광을 갔던 한국인 여성 3명이 관광택시 기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던 사건이 일어나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사건도 문제였지만, 사건 이후에 외교부 긴급전화 담당자가 '날이 밝으면 당국 경찰에 신고하라'며 본인의 책임을 다 하지 않으면서 더욱 심각해졌죠. 이후에 피해자는 해당 도시에 있는 한국인 교민들에게 급히 도움을 요청해서야 그 도움으로 현지 경찰에게 신고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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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아직 부족함이 많은 외교적 대처의 정상화도 중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 해외여행 시에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이 실제로 해외여행에서의 범죄를 피하고 경험했을 때에 피해의 정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저는 2016년 1월부터 7월까지 국내를 오가면서 해외여행을 다녔습니다. 그 경험들과 함께 이번 글을 풀어나가 보려고 합니다.
#1. 가려는 해외 국가의 안전도 확인
저에겐 해외여행의 목적지를 정하는 데 있어 중요 요소중 하나가 그 나라의 '안전도'입니다. 흔히 말하는 '치안 수준'인데, 이러한 안전도를 알아보고 그 강도에 따라 행선지로 택할지 택하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우수한 치안 수준과 관련된 통계 자료가 기사화되어 노출되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아래 그림 자료, 출처 기사: 여행자들이 매긴 치안수준 세계 1위는 한국! , 본 자료 출처: Crime Index by Country 2016).
이 자료를 해석하는 데는 몇 가지 전제가 깔린 것 같습니다. 기존 자료에서 설명하고 있는 지표 구성 과정을 살펴보면 '본 홈페이지 방문자들로 부터의 설문 응답(based on surveys from visitors of this website)'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그 어디에도 '여행을 갔을 때'라는 부분은 없습니다. '치안 지표(safety index)' 사용된 항목들은 다음과 같이 보입니다(코딩된 자료를 기반으로 추측한 내용입니다).
- 2 x 범죄 수준 (level_of_crime)
- 범죄 증가 (crime_increasing)
낮에 혼자 있을 때 안전한가 (safe_alone_daylight)
밤에 혼자 있을 때 안전한가 (safe_alone_night)
- 주거침입 범죄가 걱정되는가 (worried_home_broken)
- 소매치기(퍽치기)가 걱정되는가 (worried_mugged_robbed)
- 차량 도난이 우려되는가 (worried_car_stolen)
- 차량의 부품이나 물건이 도난될까 걱정되는가 (worried_things_car_stolen)
- 공격을 당할까 봐 걱정되는가 (worried_attacked)
- 욕설을 듣게 될 것(모욕을 당하는 것)이 걱정되는가 (worried_insulted)
- 피부색이나 인종, 종교와 관련해 해코지를 당할까 봐 걱정되는가 (worried_skin_ethnic_religion)
- 마약문제가 있는가 (problem_drugs);
- 재산범죄 문제가 있는가 (problem_property_crimes)
- 폭력범죄 문제가 있는가 (problem_violent_crimes)
- 뇌물이나 부패 문제가 있는가 (problem_corruption_bribery)
*- 의 경우 역코딩
이렇듯 전반적인 '치안 수준'은 알 수 있지만, 과연 여행자들이 매긴 점수인지는 의문이 있습니다. 해석 시에 '홈페이지 방문자'가 '여행객'인 전제를 가지고 있을 때, 위와 같은 내용을 물었을 때 '여행객이 매긴' 치안 수준이 될 수도 있겠죠. 판단은 여러분에게! (지표에 대한 상세 내용: About Crime Indices At This Website)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홈페이지 방문자가 세계인이라는 가정을 했을 때, 우리나라의 치안 정도는 아주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외국 국적의 친구들에게 우리나라에서의 치안 정도를 물으면 치안에 대해 생각조차 해본일이 없을 정도로 그 수준이 높은 경우가 많고요.
이러한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들에게 악명 높은 범죄가 있습니다. 실제 외국인 친구들을 통해 인터뷰한 결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겪는 가장 흔했던 형태의 범죄는 성희롱과 성추행이었는데요, 많은 경우 술이 취한 중년 남성이 외국인 여성 여행객이나 이주민들에게 성적으로 불쾌한 욕설을 한다거나, 장난처럼 성희롱적인 발언을 하거나, 실제로 대상 여성을 만지거나 만지려고 시도하는 등의 피해 경험을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우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특별히 신고를 하거나 하지 못하고, 여행객일 경우에 굳이 소중한 시간을 문제 해결에 소모하기에 시간과 노력에 비해 그 결과는 굉장히 약소할 것을 예상해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도 하고요. 이러한 범죄는 '여성'여행객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 이기 때문에 남성 여행객의 경우 이러한 경험을 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은 치안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 듯 하지만, 2016년 막상 제가 해외로 여행을 갈 때가 되니 치안이 가장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걱정되는 문제는 '안전하지 못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노출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대부분의 범죄도 위험하지만, 막연히 범죄를 두려워하는 행위 또는 태도가 잠재적 가해자에게 노출되었을 때도 특별히 나에게 좋을 것 없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위험한 곳이라도 어느 정도 미리 알고 있고 대비가 되어있다면 대비책을 기준으로 행동하거나, 아주 위험한 곳이라면 아예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도록 그 자리를 피하는 방식으로 나름의 예방책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기준은 치안 수준에 따라 확연히 달라졌고, 제 행동거지도 물론 이에 따라 달라졌죠.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일반적으로 크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여전히 밤 시간대는 사람이 오히려 많이 모이는 야시장 같은 곳을 제외하고는 골목을 다닌다거나 하지 않았고, 이탈리아에서는 역 근처나 관광지 근처에서 지나치게 서성이거나 밤에 외출하는 행위 자체를 자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에 치안 수준이 높은 스위스와 네덜란드, 대만이나 일본 등 에서는 저녁이나 밤 시간대에 활동하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이 없었습니다. 유럽 국가와 아시아권 국가에서 달랐던 치안 상황은 유럽 국가에서는 저녁이나 밤 시간에 활동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고, 식당이나 근처 카페, 편의점까지 모두 영업을 종료해서 오히려 밤에 나오게 될 일이 없어 덜 불안했던 것으로, 아시아권의 국가에서는 많은 인원의 사람들이 나와 상점이나 음식점가, 야시장 등이 있는 밝은 곳을 함께 즐기다 보니, 낮과 구별 없는 상황으로 야간의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치안 정도의 상황별로 대응을 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해외에서의 범죄를 줄일 수 있느냐는 객관적으로 명확히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상식적이고 직관적으로 또한 기존의 범죄학 연구들이 제안한, 잠재적 가해자의 입장에서 '수월한 피해자(suitable target)'이 되지 않기 위해 '잠재적 피해자의 예방 강화(target hardening)'를 하는 것이 개인이 할 수 있는 범죄피해 예방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소지품 휴대의 생활화
처음 미국으로 갔을 때, 가장 어색했던 것 중에 하나는 카페에서 자리를 맡는 행위를 하지 않고 주문을 먼저 하는 것, 식당에서 혹은 도서관에서 화장실을 갈 때에도 가방을 메고 가는 것 등이었는데요. 처음에는 개인주의적인 국가이니 물건을 빈자리에 두고 가는 행위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걱정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지만, 이후 이러한 행동이 물건의 분실이나 소매치기의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목적인 것을 알았을 때, 그 문화충격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편히 두고 다녀도 도난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으니까요.
유럽으로 떠나는 많은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겪는 일이 바로 소매치기인데요. 유럽으로 행선지를 정해 여행을 떠났을 때, 특히 악명 높았던 곳은 이탈리아 로마와 남부지방이었습니다. 소매치기로 물건을 잃어버리는 경우나, 잠깐 놓아둔 물건을 가져가는 경우, 매고 있는 가방을 칼로 찢어 물건을 빼가거나 심할 경우 실제로 폭력을 가해 물건을 빼앗아 가는 경우도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잠재적 가해자가 굳은 결심으로 가방을 칼로 찢거나 협박 또는 폭력을 사용해 나의 물건을 가져갈 경우는 솔직히 속수무책입니다. 제가 맞서 싸우거나 저항했을 때에 올 수 있는 2차적 피해도 무시할 수 없고요. 하지만 이러한 경우들 보다는 실제로 물리적 마찰 없이 놓여 있는 관리가 되지 않는 물건들을 가져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이나 지갑을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집어간다거나, 관광지에 눈이 팔려있을 때 관리되고 있지 않은 물건을 가져간다거나, 기차나 버스에서 실려져 있는 짐을 감독하지 않는 경우 짐을 통째로 가져가거나 하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이런 경우는 조금만 살피면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백팩 하나에 모든 것을 담아 여행을 다녔는데요. 가방의 재질이 잘 찢어지지 않는 두꺼운 소재로, 지퍼가 만나는 부분에는 따로 고리를 달아 지퍼를 열려고 시도할 경우라도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했습니다. 아무래도 잠재적 가해자 입장에서 수월해 보이지 않는 상대를 고르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까요. 간편하게 다닐 때의 가방은 뒤쪽보다는 앞쪽으로 오게 매서 누군가가 접근하려고 하면 잘 볼 수 있게 하기도 하고요.
반대로 잠재적 가해자가 목표 상대를 바라보았을 때의 맹점을 활용한 방법도 있습니다. 제가 만났던 몇몇 여행자 분들은 아예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는 분들도 많았고, 검은색 비닐봉지에 지갑이나 카드 등 중요한 물건을 가지고 다니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사소해 보이는 포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잠재적 가해자가 노리지 않는 물건이 되어버린다는 것이었죠. 실제로 최근에는 이러한 방법을 활용해 생각보다 마음 편히 다녔다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문제는 치안이 좋지 않은 곳에서는 이렇게 조심하다가, 치안이 좋기로 유명한 스위스에서 멋들어진 제네바 호수를 너무 심취해 보다가 일행이 가방이 도난된 사건을 겪었습니다. '이곳은 안전하다'라고 느끼고 있던 저희 일행의 편견이 범죄의 피해자가 되기에 수월했던 결과를 낳은 것이죠.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않아...
#3. 위험지역은 피하자
어찌 보면 가장 좋은 방법은 위험한 나라에 가지 않는 것이지만, 이것은 마치 길거리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집밖에 나가지 말라거나, 섬마을에 여교사가 범죄 피해자가 되었으니 남교사만 보내라는 대책만큼 실효성이 없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과도하게 위험함이 예상되는 지역은 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범죄피해는 아니지만, 일본에서 큰 지진을 겪고 있을 당시, 몇몇 여행사에서 '안전함'을 강조하면서 반강제로 예약되어있는 여행객들을 취소시키지 않고 그대로 진행시킨 경우가 있었죠. 반대로 국가적으로 해외여행으로 가지 않도록 조치된 지역에 무리하게 선교를 가서 어려움에 빠졌던 경우도 있고요.
이렇게 극한의 위험함의 정도가 아니더라도, 흔해빠지고도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내가' 위험하다고 느끼는 지역은 위험한 곳입니다.
제가 위험해서 가지 않기로 결정했던 지역은 '인도'였습니다. 저는 혼자 여행을 하는 여행객으로, 인도에 아무런 연고가 없고, 친구나 아는 이도 없었으며, 성범죄와 인신매매, 실종사건 등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았을 때에 인도는 저에게는 '여행에 부적격한 곳'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인도에서 삶에 대한 답을 찾으시고, 인생의 참 뜻을 깨닫기도 하시지만 스스로의 위험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를 판단했을 때에, 제가 갈만한 곳은 아니다는 결론을 냈었죠.
이러한 기준은 사람마다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고는 스스로 하는 가치판단의 문제이죠. 단지 여행지를 결정할 때에, 한 번쯤은 본인의 여행 목적과 성격에 따라 '이 나라가 안전한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4. 다수가 모이는 지역에서 조심해야 할 사항
작년에 제가 다수의 유럽 국가를 다닐 당시, 프랑스 니스와 독일 뮌헨에서 테러 사건들이 있어 여행을 다닐 동안에도 한창 걱정을 하며 다녔고, 심지어 뮌헨을 거치려던 일정을 오스트리아 빈으로 변경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테러 같은 경우 언제 어디에서 일어날지 알 수 없고, 정말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 (wrong time and wrong place)'에 있어서 피해자가 되는 가장 안타까운 형태의 범죄라고 여겨지는데요. 이 또한, 다수의 국가에서 여행객들에게 여러 수단으로 유의할 사항, 예방대책 등에 대해 알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런 안내가 많던 곳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역, 관광지, 축제나 행사장 등이었는데요. 제가 프랑스 리옹에 있을 당시 유로 2016의 경기중 하나가 리옹에서 개최되는 날이 있었습니다 (물론 모르고 갔으나, 가니까 너무나도 축제 분위기여서 원인을 찾으니 유로 2016이었죠).
경기장뿐만 아니라 시내 광장에서도 행사를 큰 스크린으로 보여주면서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그만큼 사람이 많이 모이는 활동이었기 때문에 테러의 우려로 다수의 특수부대 요원들이 배치되었고, 입장 시에 철저한 몸수색도 거쳐야 했습니다.
여기에는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해서도 안내하고 있는데, 일반적인 내용은 (1) 수상한 사람이 있을 때 바로 신고하기(도발이나 대면 금지), (2) 관리되고 있지 않는 수상한 물건이 주인 없이 있을 때 바로 신고하기, (3) 주변 상황을 항상 주시하기, (4) 일행들과 떨어졌을 때 지속적으로 연락하기, (5) 관리인력의 협조에 따르기 등으로, 굉장히 상식적이지만 모르면 지나칠만한 내용들이라 이러한 내용을 알고 다수가 모이는 장소에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물론 저는 쫄보라서 숙소에서 TV로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저는 웨일스를 응원했는데.. 졌었던 기억...
#5. 그 나라의 법과 문화, 조금은 알고 가자
어느 나라를 갔을 때, 분쟁이 일어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모름'으로 인해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법적 기준에 따른 활동 제약의 범위를 모를 때도 있을 수 있고요.
미국, 특히 대도시는 도로에서도 사람이 우선입니다. 아무리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라도, 사고가 나게 되면 차량이 큰 책임을 지게 되죠. 또한, 여러 교통표지판이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철저히 지켜야 해서, 우리나라의 교통체계에 익숙해진 상태의 운전자가 미국에서 여행 시 운전을 하다가 벌금 등의 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지켜지지 않는 것은 '주정차 금지'에서 주정차하는 것, '멈춤'에서 멈추지 않고 가는 것, '표시된 차량 외 주차금지'에 주차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죠).
이렇듯 실수로라도 '범법'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 미리 그 나라의 법과 문화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가는 것도 해외여행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6. 피해를 당했을 경우
다행히 작년 여행 동안 스스로는 범죄피해를 겪은 일이 없었지만 (가장 큰 사고를 친 것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유심칩을 바꿔 끼다가 바닥에 떨어뜨려 실종된 사건이...) 주변에서는 범죄피해를 겪은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기도 했고, 옆에서 그 해결까지 함께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피해를 입었을 때 아무래도 가장 어려운 점은 언어적 한계이지 않을까 하는데요. 다행히 가방을 도난당한 제 일행은 불어가 가능해 경찰과의 소통을 직접 해낼 수 있어서 수월했지만, 만약에 제가 당사자였고 혼자 이러한 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할 도리를 몰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가능한 언어로 어떻게든 해결을 하려고 노력했겠지만, 한계가 극명했겠죠.
이러한 경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각 나라에 있는 대사관과 외교부인데요, 나름 그 체계가 명확하고 '해외 안전여행 어플'이나 로밍을 했을 때에 수신되는 연락처로 바로 연락을 취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문제는 제대로 된 도움을 얼마나 주느냐 하는 것으로 제대로 된 대응을 국가에서도 해주어야 하겠습니다.
다른 문제점은 해외여행을 온 여행객들의 제한된 일정입니다. 제한된 기간 내에 일정을 소화하는 것을 계획하고 온 여행객이, 범죄의 피해를 당했을 경우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는가는 그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됩니다. 저부터 단순한 물건을 도난당한 수준이라면, 여행자 보험을 위한 서류업무 이외에 현지에서 범인을 검거한다거나 피해를 보상받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고요.
해외여행에서 범죄피해를 당할 경우, 그 강도를 떠나 막막함이 피해자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의 개념이 우리나라와 그 조건이 달라 시작부터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죠. 그나마 안심을 할 수 있는 부분으로 '나의 나라는 내가 어려움을 처했을 때 적극적으로 날 도울 것이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실제로 정부가 나서서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서는 다양한 정보를 나누고 있습니다. 여행을 떠나시기 전에 한 번쯤 들러 내가 가려는 나라의 안전도와 유의할 점, 피해를 받았을 때의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고 떠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알고 떠나실 경우 문제가 생겼을 때 외교부에서 정당한 응대를 하지 않는다면,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아는 것은 여러모로 유익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몇 년 전, 한 아티스트가 세상은 평화로 가득함을 알리기 위해 떠났던 여행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있었죠 (관련 기사: Performance Artist Killed on Peace Trip Is Mourned). 더욱 나은 세상을 원하는 사람 중 하나로서, 이러한 사건은 안타깝기도 한 동시에 해결책은 과연 무엇일까의 고민으로 빠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 긴 연휴들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이 글을 보시고 한 번쯤 내가 가는 곳의 치안 수준과 안전, 내가 할 수 있는 피해 예방책, 피해를 당했을 때의 대책에 대해 알아보시고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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