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하기
오늘은 외출하는 날이었다.
아이와 함께 외출 준비를 하려면 늘 분주하다. 분유, 이유식, 여벌 옷, 기저귀까지 꼼꼼히 챙기고 집을 나서면, 정작 나는 엉망이 되고 아이만 멀쩡한 모습이다. 혹시 빠뜨린 건 없는지 점검하며 차에 올랐다.
하지만 약속 시간이 이미 늦었다. 마음이 다급해지고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차라리 외출하지 말걸...' 후회가 머릿속을 스친다.
그때였다. 달리는 차 뒤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큰일은 아니겠지 하며 일단 약속 장소로 향해 일정을 마쳤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 지인이 갑자기 외쳤다.
“차 바퀴에 구멍이 났어!”
깜짝 놀라 확인해보니 바퀴는 엉망이었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보험사를 불러 안전하게 처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문득 생각했다. '오늘 나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 운이 없었던 하루일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밖에서 발견되었기에 사고 없이 해결할 수 있었으니 운이 좋은 날 아니었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하루를 부정적으로만 보면 망친 날이 된다. 반대로, 같은 하루도 긍정적으로 보면 운이 좋은 날로 바뀐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이런 순간들이 많았다.
분노와 후회 속에 하루를 망쳤다고 단정했던 날도 있었고, 고마움 속에 하루를 웃으며 마무리했던 날도 있었다.
깨달았다. 하루의 의미는 결국 내가 어떤 방향으로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 물론 매 순간 긍정적일 수는 없겠지만, 노력해보고 싶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기로 했다.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