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내 아이가 힘든 이유

by 라미

첫째 아이 돌 무렵, 동네에서 아이 또래의 엄마 친구를 만났다.

우리 아이와 같은 달에 태어난, 말 그대로 ‘진짜 친구’의 아이.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시간이 흘러 각자 다른 동네에 살면서도 연락을 이어오고 있다.


아이들이 벌써 중학교 2학년이라니, 참 빠르다.

엄마인 우리도 15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아이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웃음보다 한숨이 많고, 위로보다 묘한 경쟁심이 스며든다.


예전엔 서로의 아이를 응원하고 도와주던 사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어긋나는 느낌이다.

아이들 성향도, 환경도, 생각도 달라지면서 서로를 이해하기보다는 비교하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내 아이가 그 아이보다 낫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면 친구의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친구는 본인이 더 힘들다고 하지만, 나는 내 아이 키우는 게 더 어렵다.
이런 생각조차 수치스럽고, 나 자신이 부끄럽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왜 그 친구는 내 아이의 행동이 이해가 되고, 나는 그 친구의 아이가 더 이해가 될까?
아이를 바꿔 키워봐야 하는 건 아닐까.

농담처럼 던진 말이 진담 같기도 하다.

사춘기 아이는 다 똑같다.

몸만 컸지 정신은 여전히 유치하고, 부모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그래도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상입니다."

하지만 부모의 눈엔 도무지 정상 같지가 않다.

아이는 기분이 좋다고 집 안을 폴짝폴짝 뛴다.

덩치는 이미 성인인데 말이다.
공부가 하기 싫다고 문제집을 던지고, 감정이 상하면 벽을 치기도 한다.

부모는 감정조절이 안 되는 아이와 부딪히고, 또다시 잔소리를 쏟아내게 된다.


씻으라고, 먹으라고, 자라고…
온종일 아이를 돌보는 게 아니라 아이의 '삶 전반을 지시'해야만 한다.
그러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도 공부만 잘하면,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성격이 조금 모나도, 성적만 잘 나온다면 더 이상 큰 기대는 없다.
학교 다녀와서 매일 공부하라는 말 대신, 책임감 있게 자기 스스로 해낸다면,

집에서 좀 뛰고 물건 좀 던진다고 해도 큰소리는 내지 않을 텐데.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친구의 아이는 성격이 꽤 까다롭고 고집도 센 편이다.

하지만 성적은 늘 최상위권이다.
내 아이는 생활습관은 썩 나쁘지 않고 어느 정도 대화도 되지만,

성적은 늘 그저 그렇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교하게 된다. 나 혼자만.

친구는 내 아이를 이해한다고 말하지만, 난 점점 그 아이가 부럽기만 하다.

그게 괴롭다. 그래서 내 아이를 더 다그치게 된다.

그리고, 아무도 시키지 않은 비교에 혼자 상처받는다.

도저히 혼자선 답이 나지 않아 챗GPT에게 물었다.

“생활습관과 태도는 안 좋은데 성적은 매우 좋은 아이와 생활습관은 괜찮고 말도 잘 듣지만 성적은 그냥저냥인 아이 중 누가 더 키우기 힘들까요?”


AI는 이렇게 대답했다.
“두 번째 아이가 더 힘들어요. 첫 번째 아이는 성적이 좋아서 부모가 버틸 명분이 있고,
‘어떻게든 잘 살겠지’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거리 두기도 가능하죠.
하지만 두 번째 아이는 현실과 기대의 괴리가 크고, 희망고문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성적과 관계가 애매해서 해답이 없어요.”

그리고 이런 명언도 덧붙였다.
“성적이 좋으면 참을 수 있고, 성격이 좋으면 희망이 보여요.
하지만 둘 다 아니면 지옥이고, 둘 다 맞으면 그건… 로또예요.”


아이는 여전히 자라고 있다.
내 마음은 오늘도 혼란스럽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이를 키운다.

비교하지 말자.
내 아이는 내 아이라서 특별하니까.
그리고 분명 잘 해낼 것이라고 믿자.
부모는 아이를 믿어줄 때 더 빛날 테니.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도 아이처럼,
조금씩 자라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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