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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유

자연이라는 발자취

by RamRam

매일 아니면 가끔씩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도저히 한걸음 나아갈 길을 모를 때 패드를 꺼내 내 생각을 끄적거리는 시간들이 있었는데 이렇게 ‘글쓰기’라는 단어아래 내 생각을 써내려 놓으려니까 또 다른 도전이 되는 것 같아 설렘이 느껴진다.


30여 년을 살아오면서 느낀 건 어떠한 일에 대해서는 이 나이가 적다고도 많다고도 한다. 여기서 이 나이는 매년 달라지는 숫자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따지고 보면 누구든지 어떤 나이에 있든지 간에 우리는 유연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개에 의해 적은 나이도 되고 많은 나이도 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면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며 살아 숨 쉬는 모두가 동시대를 살고 있고 넓은 의미에서 우리는 서로서로가 친구이자 선생이 된다. 최근에 엄마가 텃밭을 굉장한 열성으로 가꾸면서 자라나는 식물을 보고 있자니 자연이란 정말 사랑과 관심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새삼 느끼고 개개인도 거대한 자연으로써 함께 어우러져야 관심도 사랑도 온전히 주고받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선보다 악이 판치는 이 세상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행위 자체가 서로를 예민하게 만들고 그 자체의 악이 된다.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세상에 대한 의구심이 항상 들었다. 도대체 어른들은 뭐 때문에 서로를 말로 죽이고 위협을 가하고 항상 불만에 차있는 걸까. 어린 마음에 내가 이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 하면서 대통령이라는 헛된 꿈도 꿔보곤 했는데 참어른의 기준이란 참 어렵기도 하다.


부모도 자식도 누구든 개개인의 매일매일은 처음이고 첫걸음일 텐데 세상의 잣대는 날로 높아지고 그에 못 미칠 때는 가차 없이 연못 안으로 가둬버리지만 건물사이에 피어난 장미를 보듯이 우리는 모두 잠재된 힘이 있다는 걸 느낀다.


치이고 치여도 내 안에서 나오는 무한의 힘을 느끼고 믿어보자. 아직 살아낼 인생도 많고 시행착오도 많을 거고 낙담하고 좌절할 때도 있겠지만 숨이라도 한번 더 쉬어보고 손발이라도 털어보고 포기 말고 끝까지 가보자. 나 자신이 나약하고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힘껏 이겨내 보자. 자연도 각자 피는 시기가 다른 것처럼, 나의 시기를 믿고 날마다 조금씩 피어오르자. 그렇게 사랑과 관심으로 피어나고 어우러지는 삶이야말로 녹음 가득한 대자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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