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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use Nov 03. 2023

똑바로 걷기

걸음걸이와 자세의 중요성

다리를 다치고 나서 생긴 버릇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유심히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다리를 다친 이후, 내 걸음걸이에도 변화가 생겼고 보행 각도에도 회전이 발생했다. 이런 나의 자세를 고치기 위해 남들이 걷는 모습을 면밀히 살펴보게 되었다.


오랜 관찰 결과, 멀쩡한 사람치고 생각보다 제대로 걷는 사람들이 드물다는 것이었다. 팔자걸음이라던가 안짱걸음, 혹은 걸을 때 다리가 밖으로 원을 그리듯 돌아가는 회전걸음도 많이 있었더라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데 걸음걸이를 자세히 보니 이미지와 상반되게 깨는(?) 사람들이 꽤 많이 존재했다.


물론 다리 구조 상 걸음걸이의 문제가 있는 사람은 어쩔 수야 없겠지만, 나는 또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정면에서 보면 내가 거북목인지 알 수 없지만 측면에서 볼 때 거북목을 발견하는 것처럼, 걸음걸이 또한 충분히 의식하면 바뀔 수 있는 것인데 의식하지 않아서 그렇게 못난 보행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매일 걷는다. 그렇기에 보행 습관이 잘 잡혀 있어져야 한다. 신발을 질질 끌고 걷는 사람은 운동화 바닥이 다 쓸려있을 것이고, 팔자로 걷는 사람은 훗날에 퇴행성 관절염을 불러오게 된다. 잘못된 걸음걸이는 족저근막염의 원인이기도 하다.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던 나는 어렸을 때부터 주눅 든 아이처럼 어깨가 늘 위축되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 아빠는 나에게 ‘자세’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하셨다. 군생활을 오래 한 아빠는 몸에 각이 잡혀 있어서 늘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녔고 가슴팍은 확 펴져 있었다. 아빠는 저 멀리서 봐도 언제나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생김새가 그 사람을 대변해주지는 않지만 자세와 태도의 문제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걸음걸이는 본인의 의식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태도이다. 힘찬 발걸음을 가진 사람은 본인의 행동에 당당함이 묻어나 있고, 총기 있는 눈빛을 가진 사람은 매사에 일을 대충 하지 않는다. 단정한 옷차림은 그 사람이 얼마나 깔끔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며, 확고한 말투를 지닌 사람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강인한지를 나타내준다.


이렇게 생각하니 ‘걸음걸이’라는 사소한 행동 하나가 나를 나타내며, 또 나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태어나서 자연히 얻게 되는 외모는 나의 통제권 밖이지만 (물론 의학이 발달하여 돈만 들인다면 이제는 얼마든지 컨트롤 가능한 세상이다) 걸음걸이 같은 자세는 내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다. 더 나아가서는 삶을 대하는 자세까지도 내가 개척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도 오랫동안 불량한 자세로 살아오면서 신체는 이미 많이 삐뚤어졌다. 근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그 비대칭이 극심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자세를 유지하고 살려고 하는데 이것은 현상유지만 될 뿐 이미 삐뚤어진 몸매를 고칠 수는 없다. 그래도 어쩔쏘냐! 다시 원상 복구하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귀찮음을 극복해 가며 살아가야지. (내 평생의 숙제다)


또한 한 가지 고백하자면, 나는 사실 머리를 매일 감지 않는다.. (허허) 이것을 반성해 보면서 오늘부터 내 삶에 청결과 바른 자세를 늘 유지하려고 한다. 앞으로는 내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것들을 관리해 나가면서 나 자신도 예쁘고 건강하게 가꿔나가야겠다.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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