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muse Oct 07. 2023

꾸미지 않는 것이 진정한 꾸밈이다

솔직하고 담백한 사람이 좋다

디지털 기기가 혼재되어 있는 내 책상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면서 우리 삶에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다. 장을 보고 집세를 내러 외부에 나가야 했던 모든 일들이 skip되고 스마트폰이라는 문명의 혜택 아래 우리는 좀 더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됐다. sns가 발달하면서 타인의 삶 또한 면밀히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해시태그 기능은 내가 가고 싶은 맛집과 여행지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참고서 역할을 해주고 그 때문에 우리는 따라하고 싶은 욕구를 더욱더 자극받게 된다.


이러한 sns 기능은 점점 showing network service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archive한 기능에서 보여주기 식의 삶이 넘쳐나는 현상에 요즘 염증이 나고 있다. 타인을 비판하고 싶진 않지만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다. 사람의 자아는 꾸며진 sns가 아니라 은연중에 나오는 표정과 말투에서 알 수 있다. 독심술을 부리지 않아도 타인의 내면에 집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캐치할 수 있을 것이다.



데뷔 26년 차에 보컬학원에 등록한 이효리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댄스가수 유랑단’이라는 예능이 있다. 시대를 주름잡던 댄스 여가수 5명이 전국팔도를 순방하며 유랑하는 컨셉의 예능인데 나는 어릴 때부터 보아언니의 팬이었어서 이 프로를 종종 챙겨보았다. 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최근 들려온 근황은 본투비 연예인 이효리가 보컬학원을 끊었다는 것이다. ‘천하무적’과 ‘슈퍼스타’라는 수식어만 줄곧 달고 살아온 그녀가 보컬 실력이 부족하다는 대중의 평가를 듣고 피한 것이 아니라 그 단점을 직면하고 데뷔 26년 차에 보컬학원에 등록한 것이다. 자존심이 구겨질 법도 한데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스탠스가 참 멋지고 인상적이었다. 아 역시 나는 솔직하고 겸손한 사람한테 반할 수밖에 없나 보다.


외모부터 능력까지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에 상응하여 빈틈없이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대다수이지만, 자신의 결점을 쿨하게 인정하고 오픈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부족한 점은 숨기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일진대 그 결점을 숨기지 않고 타인에게 오픈하는 것은 매우 용감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솔직한 사람을 좋아한다. 타인을 재단할 때의 솔직함이 아니라 자신의 단점에 솔직한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은 이미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인정했기 때문에 타인의 지적에도 굳건하다.


꾸밈과 가식이 늘어나고 있는 이 시대에 포장지 속이 아름다운 사람을 찾기란 더 어려워지겠지만 원석을 발견하듯 진정성 있는 사람들이 내게도 언젠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어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