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muse Dec 03. 2023

너는 너 나는 나

80억의 인구와 80억의 생각들


사랑에 빠지는 현상의 기제를 심리학적으로 살펴보면 평상시에 견고하게 지켜지던 자신의 경계를 허물고 다른 사람의 자아와 일시적으로 하나가 되면서 일체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생애 초기에 엄마와 심리적으로 하나였을 때 느꼈던 전능감이 다시금 누군가와 공생하면서 일시적인 안도감과 충만감을 통해 되살아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 아직도 가야 할 길, Peck





학교 공부 때문에 심리학 수업을 듣고 있는데, 책 내용 중 인간이 사랑에 빠졌을 때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서 쓴 대목이 너무 공감이 가 따로 메모를 해 두었다. 연인들끼리 싸우는 원인 중 가장 흔한 이유는 대개 작고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발현되는데, 보통 생각이 같지 않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왜 그런 문제들을 되풀이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1+1은 귀요미가 아니라 2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 다툼은 사라진다


정신과의사 Peck의 얘기처럼, 결국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생각과 정신까지도 하나가 되려는 습성 때문에 치열하게 싸우고 서로에게 언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 근데 인간은 본래 혼자이고, 샴쌍둥이에게도 자아가 각기 두 개인데 애초에 객체로 태어난 두 사람이 어찌 하나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만약 그러려고 한다면 나머지 상대방이 아예 자아가 없어야만 가능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모든 것을 공유하려 하고, 공감하려 하며, 열심히 동기화 작업을 가동한다. (그러다가 헤어지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초기화하기에 급급하다.) 나도 내가 애정하는 친구와 생각이 맞지 않아서 크게 화를 내고 틀어진 적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내 생각을 일방적으로 그 친구에게 주입시키려 한 내가 참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든다.



취향존중뿐만 아니라 생각존중도 필요해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과 생각이 맞지 않는 타인을 만났을 때 (양희은 선생님의 에세이처럼)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라고 쿨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드문 편이다. 편협한 사고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란 말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들어 나는 유연한 뇌와 사고방식을 가지고 타인을 관대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매우 호감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여기서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나와 생각이 ‘다름’에서 오는 인정이지, 답이 정해져 있는 것에서 오는 ‘틀림’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 세상의 규정된 질서와 통용된 법칙을 어기는 사람들의 생각까지도 관대히 여기고 존중해 주면 안 되니 주의 또 주의.


무식한 자의 신념을 존중해주지 말기!





이렇듯 80억 인구가 존재하고 있는 시대에

내가 존중받고 싶다면 남을 먼저 존중해 주는 것.

잊지 말자!


매거진의 이전글 꾸미지 않는 것이 진정한 꾸밈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