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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na Jun 03. 2018

#003_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0603] 003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by 김영랑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없는 듯이 앉아
아직 떠오를 기척도 없는 달을 기다린다
아무런 생각없이
아무런 뜻없이

이제 저 감나무 그림자가
사뿐 한 치씩 옮아오고
이 마루 위에 빛깔의 방석이
보시시 깔리우면

나는 내 하나인 외론 벗
가냘픈 내 그림자와
말없이 몸짓없이 서로 맞대고 있으려니
이 밤 옮기는 발짓이나 들려 오리라


#사개

상자 따위의 모퉁이를 끼워 맞추기 위하여 서로 맞물리는 끝을 들쭉날쭉하게 파낸 부분. 또는 그런 짜임새.
사개를 맞추다


#보시시
[부사]
1.같은 말 : 살포시(1. 포근하게 살며시).
2.[북한어]가는 털, 솜털 따위가 짧고 보드랍게 나거나 꽤 흐트러져 있는 모양.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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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돌아가는 기차 안.

어제 이별한 듯 전화를 붙잡고 쉼없이 울다 하소연하다를 반복중인 아가씨와 나란히 앉아

무슨 뜻인지 짐작은 되지만 낯설기 그지없는 단어들을 곱씹는다.


#1일1시 #100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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