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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na Jul 11. 2018

#041_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_서정주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 왔을때_서정주

[0711] #041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 왔을때 by 서정주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길어 머리 위에 이고 오는 것을 나는 항용 모시밭 사잇길에 서서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동이 갓의 물방울이 그 애의 이마에 들어 그애 눈썹을 적시고 있을 때는 그 애는 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갔지만, 그 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조심해 걸어 와서 내 앞을 지날때는 그 애는 내게 눈을 보내 나와 눈을 맞추고 빙그레 소리없이 웃었습니다. 아마 그 애는 그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을수 있을 때만 눈을 맞추기로 작정했던 것이겠지요.



시가 되는 순.간.

#1일1시 #100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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